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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이야르 드 사르뎅의 영성

떼이야르 드 샤르뎅의 신학사상 그리스도가 오메가가 되려면 세계 안에 몰입하고 내재해야 하고 이에 따라 내재의 대가로 고통과 죽음을 당해야 한다. 신의 우주 창조, 인류 구속 의지가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이다. 신의 창조 계획 및 구원 계획은 완전할 뿐 아니라 각 부분은 유기적으로 완벽하게 관련되어 있다. 떼이야르의 견해는 바로 구원사가 창조에서 시작된다는 신구약 성서의 견해이다. 고통받는 그리스도야말로 사실상 진화하는 세계를 짊어지고 버티어 나가는 분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세계의 죄와 더불어 진화하는 우주의 짐을 지고 있는 분이다. 구속의 적극적인 면모는 만물을 자신과 결합시키는 그리스도의 구속활동이다. 창조, 강생, 구속을 우주의 생성 상태, 즉 수렴하는 진화 과정과 관련시켜 보면 이 삼자는 ..

영성생활 2021.03.02

성지순례 제12일

(순례 12일) 2020/2/8일 토요일 순례 마지막 날, 미켈란젤로 호텔에서 출발하여 성바오로 대성당에서 순례 열한 번째 미사를 드린 후 트리폰타네 성당과 카타콤베 순례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로마 국제공항으로 이동하여 귀국하는 일정이다. 아침 식사 후 미국 팀 중 베르나르도 형제님과 벨린다 언니 부부, 요한 사도 형제님과 비비안나 언니 부부를 배웅하였다. 마지막 날 일정을 접고 영국을 경유하여 미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라고 한다. 순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함이 아쉬웠다. 그동안 정이 들어서 일까? 모두가 섭섭해 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다. 다행히 베드로 형제님과 베로니카 언니 부부는 끝까지 우리와 함께한다. 나머지 일행은 식사 후 마지막 일정을 시작하였다. 오늘도 로마의 하늘은 구름 한 점 ..

성지순례 제11일

(순례 11일) 2020/2/7일 아레쪼(Arezzo)에서 라베르나로 이동하여 순례 열 번째 미사를 드린 후 점심식사를 하고 로마 미켈란젤로 호텔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아레쪼는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촬영지이기도 한데 늦밤 도착하여 투숙하고 아침에 바로 라베르나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도시 전체를 살필 수는 없었다. 조용한 외곽에 위치했던 호텔에서 나와 바로 라베르나로 달렸다. 출발할 때는 날씨가 흐렸지만 라베르나에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걷히고 날씨가 청명하다. 라베르나 산길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신부님은 예전에 이곳을 순례하였던 경험과 그때의 느낌을 기록했던 글을 읽어 주었다. 라베르나는 ‘프란치스칸 갈바리아’라 불리는데 여기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오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산은 ..

성지순례 제10일

(순례 10일) 2020/2/6 목 시에나에서 피렌체로 이동하여 산타 크로체 성당에서 순례 아홉 번째 미사를 봉헌하고 하루 종일 피렌체를 순례한 후 아레쪼로 가는 일정이다. 피렌체는 토스카나 주 아르노 강변에 형성된 도시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건축과 예술로 유명하였다. 중세 유럽의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였으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동안 메디치 가문이 다스렸고, 1865년에서 1870년까지는 이탈리아 왕국의 수도였다. 과거 피렌체를 호령했던 메디치 가문의 예술애호사상에 입각하여 배출된 수많은 르네상스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이 피렌체 곳곳에 널려있어 마치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준다. 굵직굵직한 르네상스의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들이 모두 메디치 가문의 후원 아래 수많은..

성지순례 제9일

(순례 9일) 2020/2/5 수 오늘은 아씨시를 떠나 토스카나 지역의 소도시 피엔차를 둘러보고 시에나로 건너가 카타리나 성녀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도미니코 대성당에서 순례 여덟 번째 미사를 드린 후 시에나 쉐라톤 호텔에서 머물게 된다. 오늘 아침에도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으로 가서 포르치운쿨라에서 조배하고 수사님들과 함께 성무일도를 하고 미사에 참례하였다. 아씨시에서 2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가? 수사님들과 함께 성무일도를 바치고 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이 또한 상상 초월의 축복이다. 과연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아쉬움이 컸다. 일행은 조식 후 피엔차로 출발하였다. 피엔차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시에나도에 있는 코무네(자치공동체)다. 피렌체에서 남동..

성지순례 제8일

(순례 8일) 2020/2/4 화 아씨시에서 출발 오르비에토 두오모 대성당 내 성체포 소성당에서 순례 일곱 번째 미사를 드리고, 바뇨 레죠를 거쳐 볼세나 호수를 보고 성녀 크리스티나 성당을 순례한 후 아씨시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오늘도 아침 4시쯤 잠에서 깼다. 우선 아침기도를 봉헌하고 그날의 독서와 말씀을 묵상한다. 시간이 주어지면 순례기를 쓰거나 호텔 밖으로 나가 주변을 돌아보며 산책을 한다. 아침 6시에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서 작은형제회 수사님들과 성무일도를 할 수 있고, 6시 30분에 미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5시 40분쯤 성당으로 갔더니 성당 문이 열려 있고 입장이 가능했다. 안으로 들어가 포르치운쿨라 소성당에서 성모님께 하루의 일정을 봉헌하였다. 지금까지 순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

성지순례 제7일

(순례 7일) 2020/2/3 월 로레토 호텔에서 조식 후 아씨시로 이동하여 천사들의 성모마리아 대성당에서 11시 미사를 봉헌한 후 구 도심으로 가서 프란치스코와 클라라 성녀의 삶을 묵상하는 일정이다. 아씨시 순례는 처음이 아니다. 2008년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한 제주교구 순례단과 함께 다녀온 경험이 있다. 그때가 성지순례 첫 걸음이었는데, 이탈리아의 로마와 아씨시, 라베르나, 밀라노를 거쳐 스위스의 인터라켄과 융플라우, 쥬네브, 프랑스의 루르드와 파리 등 12박 13일의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사실 시어머님의 보호자로 동행한 순례여서 어머님(당시 78세, 생전의 소원은 로마와 루르드에 한 번 가보는 것)께 신경을 쓰느라 기도와 묵상도 많이 할 수 없었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눈..

성지순례 제6일

(순례 6일) 2020/2/2 주일 오늘은 산 죠반니 로톤토를 출발하여 란치아노 성체성혈 기적 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드리고 로레토를 순례할 예정이다. 란치아노 성체성혈 기적성당 역시 이번 순례를 결심하는데 한 몫을 했다. 개인적으로 매일 미사 후 “성체의 기적” 앞에서 드리는 기도를 10년 이상 드리고 있었는데, 일정 중에 란치아노 기적성당 순례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하! 이번 순례는 주님께서 나의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고자 모세 신부님을 통해 나를 부르셨구나!’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은데…,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주님의 뜻에 맡기면서 기도를 하자 불가능해 보이는 모든 조건들이 하나 둘씩 풀리기 시작하였다. “이곳의 기적사화는 8세기 중엽 성 바실리오회 소속의 한 수사 신부가 미사를 드리면..

성지순례 제5일

(순례 5일) 2020/2/1 토 내심 이번 성지 순례의 핵심이라고 여겼던 산죠반니 로톤토에 가는 날이다. 소렌토에서 산죠반니까지는 네 시간 동안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달려야 한다. 아침 출발 전부터 가슴이 뛰었다. 오상의 비오신부님은 20년 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성인을 공경하게 되었으며 기회가 되면 산죠반니 로톤토에 꼭 가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열망이 꿈이 되었고, 꿈이 실현되어 지금 성인을 뵈러 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떨리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오늘도 날씨는 쾌청하고 싱그럽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보리밭, 올리브 농장, 겹겹이 접혔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이탈리아 농촌의 속살을 보는 느낌이랄까? 우리네 농촌과 다를 바는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