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간의 묵상
제1주간 셋째 날 (18.6.24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 요한 14,1-15
본문 : 아버지께 가는 길
1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2 내 아버지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3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5 그러자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 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희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이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아버지께 가는 길
예수님께서는 지상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다 이루시고 죽음을 거쳐 하느님 아버지께 되돌아가시기 직전에 그토록 사랑했던 제자들을 앉혀 놓고 마지막 유언을 하신다. 스승의 죽음을 직면하게 되면 마음이 산란해질 것을 미리 아시고 제자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
참으로 자비 지극하신 아버지의 마음이다.
방금 전에 그들의 발을 씻어주고 최후의 만찬에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신 후 당신의 몸을 제자들에게 양식으로 내어주고, 새로운 계약의 피, 당신 성혈을 영원한 음료로 마시게 하였다.
또한 당신이 죽음 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새로운 계명을 주셨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
야곱이 죽음을 앞두고 열 두 아들을 불러 각각 그들에게 맞는 축복을 해 주는 것과 같다.
모세도 죽음을 앞두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야할지 삶의 방향을 주지 않았던가?
당신이 당해야 할 수난과 십자가의 고통을 내다보면서도 자녀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
당신의 죽음을 보고 모두 피신하여 도망치게 될 그들의 허약한 마음을 아시면서도 그들의 배반을 탓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로하신다.
이 세상 모든 아버지의 마음이 다 그런 것일까?
췌장암 말기 투병 중에도 바오로는 자신의 죽음보다 자식들의 앞날을 더 걱정하였다.
살이 녹고 뼈가 마르고 물이란 물이 다 빠져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비천하게 되었어도 그는 자신의 처지를 탓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았고, 남아 있는 아내와 어머니와 자녀들을 걱정하였다.
“내가 죽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나의 십자가는 죽음으로 끝나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간다. 그러나 남아있을 당신과 어머니의 십자가는 나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것이니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그 또한 주님께서 당신과 어머니께 주는 십자가이니 잘 받아 견디기를 바란다.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한 동생과 아들, 막내딸이 걱정이 된다. 그러나 그들도 자신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용감히 지고 가야 한다.”
그는 나의 남편이기 전에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분이었고 오빠였으며, 스승이었다.
죽음 하루 전 날
“하늘 문이 열렸다. 세상은 인큐베이터이다. 더 큰 세상 하느님의 시스템이 있다. 아빠~~ 엄마~~ 룰루랄라~~ 하느님을 믿어라.그리고 화목하게 살아라.”
그는 세상의 삶을 훌훌 벗어버리고 행복하게 노래하며 천사들과 함께 하늘나라에 올랐다.
인생을 마감하는 남편의 마지막 모습, 그의 죽음은 위대하였고 거룩하였고 숭고하였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보내야 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고 힘이 들었지만 그토록 그리던 하늘나라에 당당하게 입성하는 남편과 아버지가 위대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의 마지막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영혼이 그의 말이 그의 행동이 우리를 지키고 있으며 늘 함께 있음을 느끼고 있다.
아마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을 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신 그 모든 것이 자신들을 살리기 위함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두 깨닫게 되었다. 그러기에 그들도 모두 목숨을 내놓고 주님의 뜻을 전하였고 사랑하였고 생명을 바칠 수가 있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언은 그를 믿고 따르는 모든 이에게 주어진 지상 명령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는 내가 아닌 너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야 하는 사랑이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면 또 하늘나라를 믿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사랑이다. 불가능한 십자가의 사랑을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주님, 하늘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믿는 믿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느님 아버지! 다른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십시오.
이제 제 마음은 정하였습니다. 더 이상 다른 선택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예수님이 이루지 못한 뜻을 위하여,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을 작정입니다. 그러나 제게는 아직도 뱀의 속성(거짓 자아)이 남아있고 믿음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당신의 성혈로 뱀의 속성을 말끔히 씻어내시고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을 허락해 주소서. 성령의 큰 사랑, 예수님의 본성이 저를 움직이게 하소서. 아멘
'영성신학(12주간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초대(6) (0) | 2018.06.28 |
---|---|
이스라엘의 불성실한 회개(5) (0) | 2018.06.27 |
예언자의 소명(4) (0) | 2018.06.27 |
사람이 무엇이기에(2) (0) | 2018.06.24 |
두려워하지 마라(1) (0) | 2018.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