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간의 묵상
제1주간 둘째 날 (18.6.23.연중 제11주간 토요일) : 시편 8
본문 : 다윗 시편
2 주 저희의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존엄하십니까!
하늘 위에 당신의 엄위를 세우셨습니다.
3 당신의 적들을 물리치시고
대항하는 자와 항거하는 자를 멸하시려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당신께서는 요새를 지으셨습니다.
4 우러러 당신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당신 손가락의 작품들을
당신께서 굳건히 세우신 달과 별들을,
5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6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당신의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7 당신 손의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습니다.
8 저 모든 양 떼와 소 떼 들짐승하며
9 하늘의 새들과 바다의 물고기들
물속 길을 다니는 것들입니다.
10 주 저희의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존엄하십니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무것도 모른 철부지 어린 것이
어른들이 하는 일을 하고 싶어 시퍼런 바다에 뛰어 들었다.
삽시간에 들이닥친 물살에 휩싸여
의지하고 있던 태왁 마저 놓치고
어린 몸은 파도와 함께 깊은 곳으로 빠져든다.
두 손 두 발을 허우적거리며 살아보려 했지만
점점 깊이 빠져 들어가며 바다 물을 퍼마시더니
결국 더 이상 물속에서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누군가의 힘이 아니며 물귀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
이번 내려가면 올라오지 못하고 물고기의 밥이 되리라 생각 하는데
다시 물 위로 올라와 고개를 비쭉 내밀고 바닷물을 퍼 마신 후 또 빠져든다.
시간은 흐르고 물살은 빠르게 어린 몸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데려간다.
이렇게 죽어 가는 구나 이제 나의 생명은 마지막이라고 절망한다.
물 위로 올라와 고개를 처들 때마다 손을 들어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저 멀리 친구들은 혼자서 파도타기 하는 줄로 알았는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살~려~달~라~’ 외치고
물속으로 내려갔는데 다시 물 위로 올라온다.
이를 지켜본 동네 언니의 외침이 들리고 구하려고 헤엄쳐 오는 모습이 보인다.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여러 번 물속에 들락거리다가
나의 손을 붙잡은 언니를 끌고 물속으로 들어갔고 그 후 난 의식을 잃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의식을 차리고 눈을 뜨는 순간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큰 소리로 외쳤다.
“어머니~ 난 물질하지 않고 선생님 하겠습니다.”
의식이 돌아온 나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당시 우리 동네에서 여자가 물질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다.
할머니 어머니가 그리하였듯이 나도 운명적으로 해녀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렇게 하여 익사 직전에 구출되고 살아나기는 하였으나
밤마다 되살아나는 악몽에 시달리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였다.
잠자리에 들면 비몽사몽 중에 하얀 옷을 입고 지팡이를 짚고 나타나는 할아버지
환청이 들리고 저 멀리서 방앗간 소리(탕탕탕~)가 들리면 식은땀이 나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후 어머니가 어디서 듣고 온 이야기는 물에 빠졌을 때 놀라서 넋이 나갔다는 것이다.
용왕님이 여자아이를 원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여 노하였으니 위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얀 광목으로 여자 아이를 만들고 무당을 앞세워
내가 빠져들어 죽을 뻔했던 바닷가로 가서 밤새도록 살풀이를 하였다.
용케도 밤마다의 악몽은 사라지고 무서움이 없어졌다.
물질이 나의 길이 아니라 공부하여 대학에 가고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 되었다.
바다에 빠져 죽을 고비에서 살아나면서 삶의 전환점을 찾은 것이다.
바다에 나가 물질 연습하는 것보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새벽 교회 종소리가 울리면 일어나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다.
이 죽음의 체험이 내 인생의 첫 번째 세례였다.
하느님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를 건져내셨다.
해녀의 꿈을 교사의 꿈으로 바꿔주시고 그 길을 가게 하셨다.
하느님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십니까?
나는 하느님을 알지 못하였으나
아버지는 나를 어미 배 속에서부터 지어내시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미리 정해주셔서 그 길을 가게 하셨습니다.
내 생애의 하루하루 일거수일투족을 당신 손바닥에 새기셨습니다.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당신의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나의 아버지 하느님! 영원한 나의 정배 주 예수 그리스도님! 생명의 길로 이끄는 성령님!
영원토록 삼위일체 하느님을 사랑하고 흠숭하며 존경합니다.
저의 존재 전체를 온전히 당신의 사랑에 의탁합니다.
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거룩하신 당신 대전에 봉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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