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방

준표와 함께 한 2016년 가을

기도하는 어머니 2017. 5. 13. 18:05

지구별 여행 289일째(2016년 11월9일)

 

오늘은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축일(11월 9일)이면서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민주당 빌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

CNN과 언론사들의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변이라고 한다

세상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준표야~~

오늘 아침에는 작은 고모와 나자로 마을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성당 앞 단풍나무가 얼마나 곱던지?

 

푸르고 깊은 하늘~~

울긋불긋 비단 옷 입은 나뭇잎들

바람을 타고 흐르는 구름들

나뭇가지에 매달린 과실들

올해 가을도 곱게 익어간다.

 

은행잎과 단풍나무의 아름다운 색채를 보면

그때의 그리움이 사무치고 네 할아버지 바오로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네 할아버지 바오로는

2013년 9월 11일(음력 8월7일, 회갑일)에

12시간이 넘는 췌장암 대수술을 하고,

9월 21일에 겨우 의식을 되찾았다.

 

10월 중순 무렵에는 몸이 회복되는 것 같았다

투병 중인 네 할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우고

하루 두 번씩 바람도 쐬고 일광욕을 할 겸 병원 앞 숲길을 날마다 산책했다.

 

건강이 회복되고 난 후의 삶을 이야기하며

모질게 아팠던 그 가을을 견디었다.

 

할아버지는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찾아오는 모든이에게 자신이 깨달은 바를 유언처럼 진솔하게 말했다.

죽을 고비에서 깨달은 진리를 순수한 영으로~~

 

그렇게 안긴힘을 다하며 버티고 희망의 닻을 놓치지 않았지만 네 할아버지는 2014년 1월 6일 아침 9시 37분~~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과 육신의 고통을

내려놓고 하느님 품에 안겼다

 

"세상은 인큐베이터~ 세상은 인큐베이터~~

더 큰 시스템! 하느님을 믿어라.

하늘 엄마~~ 하늘 아빠~~

랄라라~~ 랄라라~~" 라고 외치며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준표야~~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서 두 돌이 지난

2016년 1월 29일 네가 우리 곁으로 왔다.

너는 실의에 처한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자비의 대희년 정월에 너를 품에 안은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격과 경이로움에 가슴이 벅찼다.

날마다 변화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많은 깨달음, 감사, 기도, 사랑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오늘도 날씨가 쌀쌀하지만 옷을 챙겨 입고

유모차를 태우고 밖으로 나간다.

 

맑고 푸른 하늘, 흘러가는 구름, 떨어지는 나뭇잎,

새롭게 만나는 얼굴들~~

넌 바깥 세상을 너무 좋아한다

 

포그니 어린이집, 마을버스 05번, 하늘유치원 앞 놀이터~~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곳이다.

 

날마다 변화무쌍하게 발전하는 너의 몸과 정신과 마음은 기적이며 신비 그 자체이다. 직립 보행을 꿈꾸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참으로 대견하다.

 

새 봄이 오면 넌 더욱 활기차게 놀고 걷고 뛰어다니겠지? 너를 안고 꾸는 꿈이 헛되지 않을 것을 생각하면 늘 내 가슴은 기쁨으로 차 오른다.

 

2013년 가을의 희망은 아픔으로 열매를 맺었지만

2016년 가을의 희망은 생명으로 기쁨과 행복으로 열매 맺힐 것을 생각하며~~

오늘도 너를 더욱 포근히 품어본다.

 

네게서는 좋은 냄새, 좋은 기운, 넘치는 에너지, 희망 찬 미래가 끝없이 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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