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성지순례

강릉부 관아(111)

기도하는 어머니 2016. 6. 2. 00:29

강릉부 관아 (111)

(강원도 강릉시 용강동 임당동 성당 033-642-0700)

2016년 5월 29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금광리 공소 순례를 마치고 강릉부 관아에 가기 전에 ‘테라로사 까페’에 들리고 싶었다. 추자도에서 만났던 마르티노 형제님이 금광리 공소에 가게 되면 꼭 들려보라고 알려주었던 곳이다. 금광리 공소에서는 멀지 않은 곳이어서 네이게이션이 가르켜 주는 대로 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카페의 규모를 잘 알 수가 없었으나 유명세를 타서인지 대기하고 있는 손님들이 많았다. 우리는 일행이 둘이어서 야외테라스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모두가 수제 커피여서 커피가 나오는 동안 사진을 찍으며 기다렸다. 실내 장식도 독특하였고 커피 맛도 달랐다.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순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커피를 마시고 나오면서 과테말라산 커피를 하나 샀다. 다음은 강릉부 관아를 검색하여 달렸다. 네비게이션은 성지순례에서 없어선 안 될 길 안내자이다. 네비가 가르켜주는 대로 잘 가면 어디든지 정확하게 데려다 준다. 성지순례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가 있다.

관아는 넓게는 관원들이 모여 나랏일을 보던 곳 전체를 의미하지만 좁게는 지방관이 파견되어 업무를 보던 곳이다. 강릉부 관아는 조선 시대 강릉에 있던 현재의 시청과 같은 역할을 하였지만 사법의 기능도 함께하여 죄인을 심문하거나 옥(獄)에 가두어 놓았다는 것이 현재와는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강원도 지방, 특히 춘천교구 내 영동 지역의 순교 기록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회 공식 문헌에 나타나 있는 강릉 지역의 순교자는 『치명일기』에 기록되어 있는 심 스테파노 한 명뿐이다.

하지만 현재의 도청과 같은 곳인 감영뿐만 아니라 관아에서도 신자들이 심문을 받고 순교한 것이 여러 연구 결과 및 구전, 순교자 증언록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강릉부 관아에서도 많은 이들이 순교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순교자 증언록을 보면, 강릉부 관아의 수령 집무실인 칠사당에서 병인박해 때 심문도 없이 목이 잘리는 참수형으로 많은 교우들이 순교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강릉부 관아에서는 당시의 동헌인 칠사당을 비롯하여 체포된 천주교인들이 묶어 갖은 고문을 가하며 심문했던 것으로 전하는 고목이 마당 한가운데에 아직도 푸르름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테라로사 카페에서 강릉부 관아까지는 20여분이 소요되었다. 도착시간은 오후 5시가 다되었다. 오월 단오제 준비로 강릉 관아 마당에는 아름다운 조형물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칠사당 앞 보호수는 몇 백년의 세월을 가슴에 앉고 의젓하게 역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동헌에 들렀더니 강릉부사 체험을 할 수 있는 의상과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다는 생각으로 부사차림을 하고 업무를 보는 장면과 관원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다. 참 독특한 체험을 하였다. 순례 스템프를 찍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임당동 성당으로 전화를 드렸더니 성당으로 와서 스템프를 찍어야한다고 해서 임당동 성당으로 갔다. 의외로 성당은 넓고 아늑했으며 유치원을 비롯한 부속 건물이 많았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기도를 하고 임당동 성당에서 성지순례 마지막 기도를 바치며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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