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비 (87)
(경북 상주시 청리면 삼괴리 361 T 054-532-4507)
2016년 3월 10일 사순 제4주일 목요일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선종지인 진안리 순례를 마치고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신앙고백비를 찾았다. 북상주 IC에서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달려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신앙고백비를 마지막으로 안동교구 여섯 곳의 성지 순례를 모두 마치게 되어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며 달렸다. 날씨가 좋아서 차량이 밀리지 않았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도 무리가 없었다. 특히 최양업 신부님을 만났으니 더욱 힘이 솟구쳤다. 오늘 저녁 안동교구 순례를 마치고 대구교구 신나무골과 한티순교성지까지 갈 계획인데 뜻대로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신앙고백비는 1866년 병인박해 전의 신자인 김삼록 도미니코(1843-1935년)가 자기의 신앙 고백에 관한 내용을 비석에 새겨 그의 집 뒷산 바위 위에 세운 것이다. 신앙고백비가 서 있는 상주군은 일찍부터 복음이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를 믿게 되었다. 김해 김씨 집안의 4형제 중 둘째였던 김삼록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박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켰다. 1886년 한불 수호 조약 이후에 공식적인 박해가 끝나고 자유가 허용될 무렵인 1894-1900년 초에 그와 그 집안의 문중들이 살고 있던 석단산 아래의 현재 청리면 삼괴 2리 안골짝의 쌍바위 중 오른쪽 큰 바위에 자신의 믿음을 증거하기 위해서 신앙고백비를 건립하였다. 크기는 높이 127cm, 폭이 39cm, 두께 22cm이다. 이 신앙고백비는 비록 건립 연대는 100년 남짓하지만 확실하게 자기 신앙의 증거를 위해서 돌에 비를 세웠다는 것과 아직 한국 교회에서 다른 신앙고백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대단히 높다 하겠다. 이 고백비에는 천주님과 교황, 주교, 신부, 교우를 위한 기도가 새겨져 있다.
진안리 성지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하여 상주 신앙고백비는 오후 4시 5분에 도착하였다.
박해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확실하게 비석에 세워서 믿음을 증거하였다는 것은 순교를 각오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신앙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웃들에게 자신있게 신앙을 증거하며 복음적 삶을 살고 있는지 자신의 신앙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어떤 유혹과 박해 상황에서도 천주에 대한 믿음을 지키겠다는 확실한 신앙을 가진다면 그 자체로 주님께 영광이 되는 것이다. 너희가 여러 사람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느님 앞에서 너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신앙고백은 역시 개인적인 것이다. 공동체가 믿음으로 고백을 한다고 하여도 개인이 개별적으로 신앙을 고백하지 못한다면 구원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천주교는 주님과 개별적이고도 인격적인 만남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주님! 당신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고 영원토록 증거할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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