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성지순례

마원(복자 박상근 묘) (85)

기도하는 어머니 2016. 3. 15. 01:49

마원(복자 박상근 묘) (85)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마원 1리 600-1 T 054-572-0531)

2016년 3월 10일 사순 제4주일 목요일

여우목에서 마원으로 달렸다. 문경시는 처음으로 와보는 곳이다. 대학교 다닐 때 조국 순례 대행진을 하면서 경남 함안에서 문경세재를 지나 제천을 통과하여 경기도 이천까지 8박 9일을 걸어서 도보로 행진했던 적이 있다. 옛날에 경상도 지방에서 서울로 과거를 보기 위해 걸었던 길을 걸었는데 그때 8박 9일 전 일정동안 낙오하지 걸었던 유일한 여학생으로 사열할 때 여학생 기수가 되어 교육부장관, 국회의원들의 악수를 받았던 기억이 났다. 어디를 어떻게 거쳐서 지나갔는지 생각은 나지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 걷고 또 걸었으며 인생을 생각하고, 인내심을 기르고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호연지기를 길렀던 것이다. 오늘은 천주교 신자가 되어 이 험한 길을 혼자서 달리고 있다. 대학생 때의 추억이 오버랩 되어 감회가 새롭다. 순례 여정이 힘들기에 주님께서는 친구와 함께 오고 싶어 하는 것을 만류하였다. 이제 그 이유를 알겠다. 가장 힘들고 고통이 심할 때는 누구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혼자서 십자가를 지고 걸어야 한다. 힘든 순례의 길 동행할 대상을 찾는 것이 무리였다. 혼자서 우직하게 믿음으로 걸어야한다. 오직 주님만이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주신다.

마원 성지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마원리(문경 새재 관문 근처)에 소재하고 있으며, 현재 복자 박상근 마티아 묘소가 있고 그 뒤편에 백화산이 위치해 있다. 문경 지방에 천주교가 전래하게 된 것은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충청도 지방의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 고향과 가산을 버리고 찾아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다. 영남 북부의 험준한 산악 지대는 눈을 피해 은신하기에 적합했다. 문경, 한실, 여우목, 건학, 부럭이 등 이러한 곳들은 신앙의 선조들이 화전을 이루어 교우촌을 형성하고 살았던 유서 깊은 장소들이다. 이곳에 박해의 회오리가 불어오노 것이 1866년 병인년, 서슬 퍼런 탄압은 새재를 넘어 이곳 마원에까지 들이닥치게 됐고 이때 마음의 교우 30여 명은 충주, 상주, 대구 등지로 압송돼 갖은 고문과 혹형을 당한 끝에 순교했다고 전한다. 특히 경상도 북부 지방을 담당하고 있던 칼레 강 신부를 모시고 피신하다가 잡혀, 배교의 유혹을 과감히 떨치고 30세의 젊은 나이로 순교한 박상근 마티아의 묘가 이곳에 남아 있어 생생한 신앙의 숨결을 되새기게 해준다.

성지에 도착한 시간이 3시 50분이다. 비탈길을 돌고 돌아 박상근 묘에 들려 참배를 하였다. 순례 도장을 찾지 못하여 한참을 헤매다가 성지 입구 쪽에 와서 살폈 보았더니 그곳에 있었다. 많은 순례자들이 순례 스템프만 찍고 성지를 둘러보지도 않고 다닌다는 신부님의 말씀이 떠올라 가급적이면 성지에서 묵상하고 기도하고 순교자들의 정신을 배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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