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곡 성지 (83)
(경북 봉화군 봉성면 우곡리 150-1 T 054-673-4152)
2016년 3월 10일 사순 제4주일 목요일
홍유한 고택지에서 우곡성지까지는 한 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거리이다. 9시 40분에 출발하여 봉화군 봉성면 우곡리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이었다. (구구리에서 50리 떨어짐) 성지에 도착하여 홍유한 선생의 동상에서 잠시 선생의 유업을 기리고 칠극의 길을 걸으며 기도를 하였다. 정결한 신앙생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칠죄종의 뿌리를 뽑아야 하는 것이 수덕생활의 기본이다.
제1극 복오(伏傲) 교만을 억누르다. 교만은 분수에 넘치는 영화를 바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기려면 곧 자신을 비우고 낮추는 “겸손한 태도”가 요구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남에게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행위 혹은 태도로서 하느님께서 가장 싫어하는 행위로서의 교만은 우리를 또 다른 죄(자만, 이기심, 허영)로 기울이게 한다.
제2극 평투(平妬) 질투를 가라앉히다. 질투는 남이 잘되는 것을 미워하고 남이 잘못되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다. 질투는 교만의 친구이며 남의 잘못을 헐뜯고, 남에게 재앙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이기려면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는 “용서(容恕)”가 필요하다.
제3극 해탐(解貪) 탐욕을 품다. 탐욕은 욕심이 많고 인색하며 끝없이 재물을 탐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은 하늘과 땅위와 땅속의 모든 것을 얻어 갖고 싶어 한다. 사람의 감정 가운데 재물을 욕심내는 것보다 빨리 일어나고 늦게 끝나는 것이 없다.
제4극 식분(熄忿) 분노를 없애다. 분노는 앙갚음 하려는 마음이다. 따라서 사나운 말과 욕설, 다툼과 싸움, 살상과 지나친 형벌 등의 갖가지 행태들이 모두 분노에서 나온다. 분노는 불평불만, 모욕, 악담, 언성을 높임, 욕설, 폭행, 싸움 등을 초래한다.
제5극 색도(塞饕) 탐을 내어 먹고 마시는 것을 막아내다. 탐을 내어 먹고 마신다는 것은 먹고 마시는 것을 즐김에 있어 절도가 없다는 것이다. 말이 많은 것, 시끄럽게 떠드는 것, 재물을 탐내는 것, 착한 일에 게으른 것 등, 탐식은 정신력의 약화, 게으름, 건강상실 등 초래
제6극 방음(防淫) 음란함을 막아내다. 음란함이란 더러운 재미를 즐기면서 스스로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음이 어두워져서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마음을 쉽게 바꾸면서 꿋꿋함이 없고,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하며 하느님을 미워하고, 덕과 정의 내세의 일을 생각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호색은 영적 사랑에 불감증을 일으키고 참사랑의 능력을 잃게 하며 하느님을 멀리하게 한다.
제7극 책태(茦怠) 게으름을 채찍질하다. 게으름이란 덕행과 선행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 모든 욕망에 거리낌이 없으며 귀찮은 일을 견뎌내지 못하고 선행에 확고한 자세가 없으며 틈만 나면 쉬기를 바라고, 하는 일 없이 놀고 잠이 많은 것들은 모두 게으름에서 나온다.
우곡 성지는 한국 최초의 수덕자로서 『칠극』의 가르침을 따라 천주교 수계 생활을 28년 동안 이어 온 농은 홍유한 선생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농은 선생은 명문가 풍산 홍씨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학문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16세 때부터 유명한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의 문하에서 학문에 정진하였다. 그러다가 1750년경부터 성호 이익 선생의 제자들과 함께 『천주실의』『칠극』등 서학을 연구할 때 그는 다른 제자들보다 깨달은 바가 남달리 커서 1757년경에는 서울의 살림을 정리하고 충남 예산으로 내려가 『칠극』에 따라 18년 동안 천주교 수계 생활을 하였다.
성지에서 미사 예물을 봉헌하고 미사를 드렸는데 순례자가 나 혼자였다. 그래서 신부님과 둘이서 사순 제4주간 목요일 미사를 봉헌하였다. 시작성가 제1독서 화답송까지 혼자 했다. 신부님은 혼자서 미사를 드릴 때도 많다고 하시며 오히려 감사하다고 하였다. 나도 신부님과 둘이서 미사를 드리는 흔하지 않은 경험에 감사를 드렸다.
복음 말씀에서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요한 5, 39-40)는 말씀과 함께 성지순례를 하는 신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신부님은 영성체 시간에 거양성체의 1/2과 성혈을 마시도록 하였다. 이 또한 오늘의 은총이다. 성체1/2은 생전 처음이다. 신앙생활 30년 동안에 처음 맞는 기쁨이다. 가슴이 울컥하며 눈물이 솟구쳤다. 오늘 힘들어 할까봐 주님께서 미리 당신이 함께 하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미사 후에는 홍유한 선생님의 묘지와 홍유한 후손 순교자 13위(位)가묘 및 현양비를 참배하였다.
신유박해(1801년) 5위 : 홍정호, 홍낙임, 복자 홍낙민 루카, 복자 강완숙 골롬바, 복자 홍필주 필립보
기해박해(1839) 6위 : 복자 홍재영 프로타시오, 정소사, 성 홍병주 베드로, 성 홍영주 바오로, 복자 심조이 바르바라, 홍(아기)
병인박해(1866년) 2위 : 홍봉주 토마스, 홍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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