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성지순례

진산성지(81)

기도하는 어머니 2016. 3. 10. 00:05

진산 성지 (81)

(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 335-2 T 41-752-6249)

2016년 3월 8일 사순 제4주일 화요일

나바위에서 충청남도로 넘어와서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에 위치한 진산성지로 갔다. 네비가 가르쳐주는 대로 간다. 가는 길에 주변을 둘러보며 옛 신앙의 어른들은 짚신을 신고 벙거지를 둘러매고, 무명옷을 입고 눈길과 빗길 산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다녔다고 생각하니 자가용으로 순례를 다니는 내가 너무 호사스럽다. 순교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고결한 뜻을 기리고 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해 달고 호소하며 순례를 하고 있다.

진산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로 피의증거자가 태어난 계기가 된 진산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1791년 신해박해의 원인인 진산사건은 그 해 5월 모친상을 당한 윤지충 바오로가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외종 사촌인 권상연 야고보와 함게 유교식 제사를 거부함으로써 당대 사회에 패륜으로 받아들여졌고 체포령이 떨어지자 윤지충과 권상연은 진사나 관아에 나아가 자수함으로써 1791년 12월 8일에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당한 사건이다. “천주를 큰 부모로 삼았으니, 천주의 명을 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결코 그분을 흠숭하는 뜻이 될 수 없습니다.” 특히 윤지충은 “만약 제가 살아서건 죽어서건 가장 높으신 아버지를 배반하게 된다면 제가 어디로 가겠습니까?”라고 증언하며 권상연과 함께 끝까지 신앙을 지켰다. 진산성지는 한국 천주교회의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두 순교자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곳이다.

윤지충 바오로(1759~1791년)

윤지충 바오로는 1759년 진산에 거주하던 유명한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동생이 1801년의 신유박해 때 순교한 윤지헌 프란치스코이다. 윤지충은 일찍부터 학문에 정진하여 25세에 진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이 무렵에 고종 사촌 정약용 요한을 통해 천주교 신앙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스스로 교회 서적을 읽고 3년 동안 교리를 받은 후에 1787년 인척인 이승훈 베드로에게 세례를 받았다. 1790년 북경의 구베아 주교가 조선 교회에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윤지충은 권상연과 함께 평소에 가지고 있던 신앙심과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집안에 있던 신주를 불살랐다. 이로 인해 ‘예수 마리아’를 부르면서 순교의 칼날을 받았으니, 그때가 1791년 12월 8일(음력 11월 13일)로 당시 그의 나이는 33세였다.

권상연 야고보(1751~1791년)

권상연 야고보는 1751년 진산의 유명한 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종 사촌 동생인 윤지충 바오로로부터 천주교 교리를 배운 뒤에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여 입교하였다. 이후 권상연은 다른 학문을 접고 교리를 실헌하는 데만 열중하였다. 그러다가 1790년 조선 교회에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윤지충과 함께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집안에 있던 신주를 불살랐다. 권상연도 ‘예수 마리아’의 거룩한 이름을 부르면서 칼날을 받았으니, 때는 1791년 12월8일로 그이 나이 41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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