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정이 (75)
(전북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1034-13 T 063-284-3222)
2016년 3월 7일 사순 제4주일 월요일
서천교에서 숲정이를 검색하여 갔는데 엉뚱한 곳에 도착하여 이곳이 목적지라고 하였다. 주변을 살펴도 성지란 느낌이 드는 곳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전화를 했더니 진북초등학교를 검색해서 오라고 했다. 진북초등학교와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있었으며 전주 가톨릭 신학원이 위치해 있는 곳이었다.
숲정이 성지는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숲정이’ 또는 ‘숲머리’라고도 하는데 이곳은 1801년 신유박해 때 유항검의 가족이 처음 참수되면서부터 순교자의 피가 마르지 않은 곳이다. 숲정이는 기해박해, 병인박해 때에도 수많은 유혈이 있었는데 순교자 중에서 신원이 밝혀진 사람은 1839년에 참수된 복자 신태보 베드로, 이태권 베드로, 이일언 욥, 정태봉 바오로, 김대권 베드로 등 5명이고, 1866년 병인박해 때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신리에 살던 정문호 바르톨로메오, 손선지 베드로, 정원지 베드로 등의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1867년 김사집 필립보를 비롯한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이 이곳에서 치명하였다. 1984년 전라북도 기념물 제71호로 지정된 숲정이는 여러 현세적인 이유와 도시 개발에 밀려 원래 위치로부터 남쪽으로 조금 벗어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1992년 해성학교가 전주시 삼천동으로 이사하고 난 후 ‘윤호관’이라고 불리던 체육관과 일부의 터만 남았는데, 윤호관은 18세의 나이로 서천교에서 순교한 조윤호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이곳을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행사의 장소로 사용하게 된 것은 그뜻이 깊다 하겠다.
이곳의 특징은 각 박해시기마다 성인들의 남긴 말씀을 돌판에 새겨 읽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다잡게 하는 것이었다. 하나하나 성인들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렸다. 기도 후 사무장님이 직접 순례 스템프를 찍어주면서 수고한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그리고 이곳을 보았으면 초남이를 들려 천호성지로 가는 것이 좋다는 조언까지 해주었다. 그 위로와 조언이 힘이 되었다. 나도 왜 이리 힘든 일을 하는지 모른다. 무조건 주님의 이끄심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혼자 외롭고 지치기도 하지만 주님의 강한 이끄심에 모든 것을 맡긴다.
주님!! 성인들이 최후로 남긴 유언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어떤 경우도 신앙을 잃지 않을 용기를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