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남문 (72)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 1가 83-4 T 063-284-3222)
2016년 3월 7일 사순 제4주일 월요일
전동성당 앞에 주차를 하고 로타리 쪽으로 걸어 나오니 바로 풍남문이 보였다. 지난 번 여행에서는 별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그곳에서도 순교자들이 치명을 당하였다니 새롭게 보인다. 역시 관심을 가지면 더욱 잘 보인다는 말이 실감난다.
풍남문은 한국 최초의 순교자요 복자인 윤지충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그리고 호남의 사도인 복자 유항검과 초대 전주 지방 교회의 지도급 인물들이 순교한 곳이다. 윤지충은 25세에 진사에 급제하고, 이듬해 명례방 김범우의 집에서 서학을 접한다. 얼마 후 정약용 형제들의 지도로 열렬한 신자가 되고 다시 그의 외사촌인 권상연에게 전교한다. 1791년(신해년) 여름, 진산에서 윤지충 바오로가 모친상을 당했다. 그는 외종형 권상연 야고보와 상의, 모친의 유언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전통 의식이 유교식 장례와 제사를 폐하고 신주를 불태웠는데 이를 ‘진산 사건’ 이라 한다. 그 후 전통 사상을 거스르는 이 행위는 천주교 박해의 구실이 되었고, 12월 8일 윤지충과 권상연이 참수, 한국 교회 최초의 순교자로 기록되었다. 윤지충이 전라 관찰사에게 적어서 넘겼다는 ‘공술서’는 한국 교회사에서 천주교에 대한 최초의 공식 변론으로 기록되고 있다. 견고한 신앙을 조목조목 정연하고 조리 깊게 적은 이 변론은 훗날 신도들의 영적 독서로 읽혔고, 복자 정약종의 아들로 기해박해 때 순교한 정하상 바오로 성인이 쓴 『상재상서』의 뼈대가 되었다.
풍남문 앞에서 뒤쪽에서 주변까지 모두 둘러보았다. 풍남문을 중심으로 지금은 번화가를 이루고 있었다. 풍남문 앞, 신협 앞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활동을 하고 있었다. 풍남문 앞을 지나다가 전주의 전통 달인 꽈배기를 다섯 봉지 만원에 샀다. 장거리를 달릴 때 차에서 먹으면 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