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교 (74)
(전북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 서천교 T 063-284-3222)
2016년 3월 7일 사순 제4주일 월요일
초록바위에서 서천교를 찾았다. 전주천을 따라 남부시장을 끼고 북쪽으로 쭉 올라가니 서천교가 있었다. 성지푯말이 없어서 이곳이 순교지라고 생각할 만한 표시가 없었다.
이곳은 성 조윤호 요셉이 1866년 12월 23일 치명한 곳이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순교한 조윤호는 충청도 신창에서 태중 교우로 태어나 돈독한 신앙생활을 어려서부터 익혔다. 부친인 조화서는 일찍이 최양업 신부의 복사로 최 신부의 전교와 성무 활동을 보필했고 그후 전주의 교우촌 성지동으로 이주하였다. 1866년 12월 5일 부친 조화서, 정원지, 이명서 등과 함께 성지동을 습격한 포졸들에게 체포된 이들 부자는 혹독한 고문과 배교의 강요 속에서도 서로 격려하며 오직 진리만을 말하기로 다짐했다. 옥에서 아버지는 아들 윤호에게 “네 마음이 변할까 염려된다. 관장 앞에서 진리대로 말하여라.” 하고 격려했고, 이에 아들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아버님께서도 조심하십시오.” 라며 죽음의 두려움보다 배교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 것을 서로 독려했다. 마침내 조화서 베드로는 모든 유혹과 형벌을 이겨 내고 12월 13일, 전주 전동 성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정이에서 성지동과 대성동에서 체포된 5명의 교우들과 함께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그리고 아들 조윤호 역시 부친이 참수된 지 열흘이 지난 12월 23일 인근의 서천교 밑에서 순교했다.
아버지와 아들, 부부, 등 온 가족이 순교의 칼을 받는 예를 순교 역사에서 많이 보게 된다. 세상에서의 삶은 잠깐이지만 천국의 삶은 영원한 것이다. 현세의 삶을 나그네 생활로 본다면 이 세상의 권력, 명예, 재물, 학벌, 자존심, 자만심 등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하며 천국을 지향하는 성가정이 되는 것이 참된 신자들의 지상 목표일 것이다. 여기에서는 온가족이 신앙 안에 하나 되기를 기도드렸다. 어렸을 때는 부모들의 모범을 따라 자녀들이 신앙생활을 하지만 성인이 되고나면 세상적인 유혹과 바쁘다는 핑계로 신앙을 버리는 자녀들이 많다.
주님!! 저의 자녀들에게 신앙을 버리는 악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은총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