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성지순례

용소막 성당(50)

기도하는 어머니 2016. 2. 22. 12:51

용소막 성당 (50)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 719-2 T 033-763-2343)

2016년 2월 21일 사순 제2주일

묘재 성지에서 용소막 성당까지도 10분 거리였다. 바람이 조금 불어서 차가웠지만 겨울 날씨는 아니다. 운전하기에도 좋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어서 가는 곳마다 하늘이 높고 푸르다. 푸른 하늘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용소막 성당의 모습은 아름답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롭다.

용소막 성당은 강원도에서 풍수원, 원주에 이어 세 번째로 1904에 설립되었다. 용소막에 천주교가 전해진 시기는 병인박해 무렵부터였는데 수원 지방에서 피난 온 몇몇 신자 가족들이 강원도 평창 지역에 살다가 박해가 뜸해지자 용소막에서 멀지 않는 황둔, 오미, 용소막으로 이주하여 공소를 설립하면서 교우촌이 형성되었다. 1915년 가을에 완공된 아담한 벽돌 양옥 성당인 용소막 성당은 강원도 유형 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당시의 성당 건축 양식이었던 로마네스크 양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성당 앞부분에 종탑이 나와 있는 것이 다른 성당과 조금 다르다. 용소막 성당에는 용소막 출신 사제로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를 설립하고 성경 번역에 큰 자취를 남긴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의 삶과 공적을 기리는 유물관이 있다. 성서학자였던 선 종완 신부는 성경의 공동 번역 주관자로 1955년부터 1976년까지 성경을 번역했는데 유물관에는 유품뿐 아니라 한글과 영어 성경은 물론 라틴어 성경과 독일, 이탈리라,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종류의 성경과 자료들이 풍성하게 전시 되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성당 외부의 전경을 찍은 후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명동 성당과 비슷한 외모와 내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제대 앞으로 나가 잠시 묵상하고 기도를 드렸다. 신학교에서 구약성경을 공부할 때 용소막 성당과 선종완 신부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지난해 평화 신문에서 용소막 성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혼자서라도 오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 오늘 글라라와 함께 오게 되었다. 성당 밖으로 나와서 선종완 신부님 유물관으로 들어갔더니 수녀님께서 신부님의 삶에 대하여 몇몇 신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계셨다. 우리가 들어가자 반갑게 맞이하며 신부님의 성서 번역 작업 과정을 설명해 주셨다. 손수 이스라엘을 다녀와서 성서 지도를 그리고, 그곳에서 가져온 겨자씨 쥐엄나무열매와 돌을 비롯한 성서에 등장하는 상징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또한 신부님께서 메추라기를 길러서 성경 번역하는데 자금을 충당한 것, 부잣집 외아들로 태어났지만 사제가 되어 성경번역에 한 생애를 바쳤고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다양한 언어의 성경을 책상 위에 놓고 비교하고 분석하며 우리말 성경을 번역하였다고 하니 신부님의 지혜와 천재적 능력을 감탄할 수밖에 없다. 신부님이 평생 동안 사용했다는 팔각 책상과 회전의자를 손수 구상하여 만들었다는데 놀랍고 신비했다. 이스라엘에 갔을 때 고고학을 공부하며 성경에 관련된 내용들을 전부 메모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상세하게 묘사한 복사본들도 볼 수가 있었다. 대건 마리 수녀님은 아주 열정적으로 신부님의 삶을 알려주셨다. 또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말씀과 함께 산 사제’를 권해 주셨다. 또 신부님의 성인품을 위하여도 기도를 부탁하였다. 오늘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님에 대하여 자세히 공부하게 된 것도 주님의 은총이다. 유물관 밖으로 나와 수녀님과 기념 촬영을 하고 성체 조배실에 들려 성체조배를 잠깐하고 돌아왔다. 오늘 예상 이외의 수확은 대건 마리 수녀님으로부터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님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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