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

마리아야! 라뿌니!

기도하는 어머니 2012. 4. 10. 15:43

오늘은 예수부활 팔부 축제내 화요일(2012.04.10)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이 묻혔던 무덤을 들여다보았다. 무덤 안에 예수님이 없어진 것을 보고는 누군가 주님을 옮겨 갔다고 생각하며 울고 있었다. 주님께서“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하고 물으시자 그분을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옯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말로 “라뿌니!”하고 불렀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이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하고 전하여라.”이때부터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다. 

왜 마리아는 주님을 알아 볼 수 없었을까?

우선은 슬픔이 마음을 가득 메워서 주님을 알아볼 수 없었다. 또 하나는 예수님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주님을 알아 볼 수 없었다. 그렇다 사람을 등지고 있으면 그를 알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고난당하고 십자가를 지고 참혹하게 돌아가셨던 고난 받으시는 주님께 시선이 고착되어 있어서 영광스런 모습의 주님을 상상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아무런 핀잔도 없이 “마리아야!”하고 부르신다. 얼마나 그윽하고 아름답고 늘 확신과 사랑에 찬 말씀으로 힘과 용기를 주었던 음성인가? 주님의 목소리는 변함없었다. 이에 마리아는 돌아서면서 “라뿌니!”라고 외쳤던 것이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아버지이시고, 하느님이신 분을 나의 아버지와 하느님으로 전해주신다. 최후의 만찬에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나의 살과 피로 주셨고, 십자가 위에서는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하여 주었으며, 마지막으로 당신의 어머니를 나의 어머니로 주시더니 급기야 부활 후에는 아버지까지 주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정말 모든 것을 다 주시고 떠나 가셨다. 아니 떠나가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살고 계시다. 부활 전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았지만 부활 후에는 영적으로 모든 이와 함께 현존해 계신다. 아침 새벽 미사를 나자로 마을에서 드렸다. 최 신부님 강론에서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고집과 아집으로 눈이 멀기 때문이라 하셨다. 우리의 마음을 닫고 있는 돌을 굴려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미사 후 묵상 중에 나는 하느님의 사랑과 에너지가 온 몸에 퍼지면서 모든 세포가 다시 힘을 받고 생명으로 부활하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앙상한 가지와 메마른 대지가 물기를 머금고 새싹을 틔워 내듯이 나의 몸과 마음, 모든 지체가 세포와 조직이 기지개를 펴며 싱그럽게 부활하는 느낌을 받았다. 가슴 속 가득하게 사랑, 기쁨, 평화, 질서, 자유, 진리, 희망, 믿음, 지혜, 용기가 솟아오름을 느끼는 것이다. 주님의 무한 에너지가 나의 존재 전체를 흔들고 있다. 주님 찬미와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이토록 크나큰 은총과 축복을 내려주시다니 어찌 말로 표현하겠습니까? 주님! 하느님께로 나가는데 장애가 되는 모든 것들을 없애주십시오, 그리고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은총을 더욱 충만하게 내려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