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

갈릴래아로 가거라.

기도하는 어머니 2011. 4. 25. 09:49

 

2011년 4월 23일 예수부활 대축일

 23일 아침 이불 빨래를 했다. 아들 결혼 날짜(5월 10일)가 하루하루 다가온다.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집안을 청소하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인데 컨디션이 좋아서 기분 좋게 탔다. 목적지를 어디까지 갈까 하다가 한강까지 가기로 하고 달렸다. 부담 없이 기도하며 달리고 또 달렸다. 한강에 도착하는 순간 그 상쾌함과 후련함이란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조금 휴식을 취한 후 이번 참에 여의도까지 가기로 하고 여의도를 향하였다. 한강에서 여의도까지는 또 다시 6km를 더 가야한다. 한강을 따라 달리는 기분이 정말 상쾌하였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순복음교회, 대한 생명 빌딩, 여의도 선착장, 고수부지 등 많은 젊은이와 연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정답게 걷는 모습 대화를 나누는 모습 자연의 꽃만 피어난 것이 아니라 사람 꽃이 여기저기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피어 있었다. 그런데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패달을 밟는데도 자전거가 나가지 않는다. 가던 길을 멈춰서 한강까지 되돌아오는데 바람까지 불어오니 몸이 앞으로 나가질 않는다. 있는 힘을 다해 패달을 밟고 또 밟아서 오는데 목동 부근에서 정말 힘이 다 빠져서 어찌할 수가 없었다. 시계를 보았더니 7시가 다 되었다. 9시에 저녁 부활성야 미사를 드려야 하는데 몸은 말을 듣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기도하며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주님과 함께라면 오르지 못한 산이 없다. 주님과 함께라면 건너지 못할 강이 없다. 주님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시간 안에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주님께 힘을 달라고 청하며 달리고 달렸다. 2-3번 중간에 잠시 쉬고 집에 8시에 도착하였다. 저녁을 먹고 8시 50분경에 성당에 도착하여 부활성야 미사에 참례하였다. 긴장이 풀렸는지 졸음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정신을 차려 주님께 도움을 청하며 미사에 집중하는데 빛의 예식 후 최경남 신부님의 긴 부활 찬송을 우렁차게 하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오 참으로 복된 밤, 은총 가득히 내리는 이 밤에 아버지 받으소서.  향기로운 이 저녁 제사 주님께 이 초를 성대하게 봉헌하오며 벌들이 만든 것을 성직자의 손으로 거룩한 교회가 봉헌하나이다. 오, 참으로 복된 밤, 하늘과 땅이 결합된 밤,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된 밤! 그러므로 주님, 주님 영광을 위하여 봉헌된 이 촛불을 끊임없이 타오르게 하시어, 이 밤의 어둠 물리치소서. 향기로운 제사로 받아들이시어, 밝은 천상 광채에 합쳐 주소서. 샛별이여, 이 불꽃을 받아들이소서.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비추시는 샛별이여,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빛의 예식 후 제2부 말씀의 전례가 시작되었다. 제1독서 (창세기 1,1-2,2), 하느님의 창조와 축복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제2독서 (창세기 22,1-18) 우리 조상 아브라함의 제사, 제3독서 (탈출기 14,15-15,1)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갔던 사건, 제4독서 (이사야서 54,5-14)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영원한 자애로 우리를 가엾이 여기신다는 말씀, 제5독서 (이사야 55,1-11) 나에게 오너라, 너희가 살리라. 내가 너희와 영원한 계약을 맺으리라. 하느님과 인간의 혼인계약 체결, 제6독서 (바룩서 3,9-15 32-4,4) 유배 중에 있는 백성들에게 주님의 불빛을 향하여 나아가라는 말씀, 제7독서(에제키엘 36, 16-17, 18-28)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리고 새 마음을 주겠다는 말씀이 차례로 전해졌다. 보통 1, 3, 5 독서를 읽는데 오늘은 7독서를 다 읽었다. 서간말씀은 로마서 6장 3-11절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이 읽혀졌고, 마지막 복음 말씀은 마태오 28장 1-10절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고,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라는  주님 부활 소식이차례로 이어졌다. 인간의 창조, 죄악, 구원, 자비와 은총, 부활 모두가 사람들은 위한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다. 주님 감사와 찬미가 절로 나옵니다. 어찌 이토록 크신 자애로움을 사랑을 베풀어주시는지요? 부활신앙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은 없습니다. 부활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두려움을 평안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사건입니다.천사들은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는 줄을 나는 안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그러니 서둘러 그분의 제자들에게 가서 이렇게 일러라.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너희에게 알리는 말이다.” (마28:7)

묵상 : 주님께서는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왜 갈릴래아에서 보여 주시겠다고 하시는가?

갈릴래아에 대한 묵상이 새롭게 된다. 갈릴래아는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고 복음을 전파하려고 사람들을 만났던 곳이다 수많은 병자들을 치유하고 죄인들을 만나고 제자들을 선택하시고 기도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한 여러 가지 기적과 이적과 표징을 일으켰던 곳이다. 당신의 첫 기적 혼인 잔치의 기적과 두 번째 백인대장의 하인을 고치셨던 곳이다.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돌보고 구원하시던 장소였다. 부활하신 주님은 다시 그곳으로 가셔서 이전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구원하고 기적을 베풀고 치유하고 이적을 행하고 그들 가운데서 부활의 능력을 드러내어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나타내실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을 이제 우리의 육안으로는 볼 수가 없다. 영적인 눈이 뜨이지 않으면 부활하신 주님이 나와 함께 살고 있어도 헤아릴 길이 없는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은 인류 구원을 위한 복음 전파를 당신 제자들과 함께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시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 곳곳에 복음이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부활하신 주님은 성령과 함께 사도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의 복음 전파를 위해 직접적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나의 갈릴래아는 어디인가?

내가 머물고 있는 가정, 학교, 성당, 내가 날마다 만나는 동료, 제자, 공동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가르치고 사랑을 나누는 삶의 현장인 것이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의 능력을 드러낼 것이다.

Happy! Easter!

모든 이에게 구원의 축복과 은총이 충만하게 내려지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