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복음 말씀은 마태오복음 17장 1-9절의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묵상하며 우리의 죄를 뉘우치고 참회와 보속의 시기를 허락하신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영광스런 변모 이야기를 왜 들려주실까? 생각해 보았다.
첫째 : 예수님께서는 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오르셨을까?
공생활에 함께 동행 했던 제자들은 열두 명이었는데 왜 세 제자에게만 당신의 영광스런 모습을 보여주셨을까? 사람의 마음속을 낱낱이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다른 제자들에 비하여 세 제자에게서 당신을 향한 열정과 믿음과 사랑과 희망이 순수하고 절대적이었음을 보았을 것이다. 속이 깊고 정직하며 침묵할 줄 아는 제자들이었기에 선택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구에게든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시고 자비를 베풀지만, 당신의 고난에 동참하고 부활의 신비를 체험하여 당신을 위해 생명을 바칠 수 있는 제자는 아무나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주님 제 생각이 맞습니까?
둘째 :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의 당황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구약의 대표적 인물인 모세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이끌어 내어 광야에서 40년 동안 하느님의 말씀과 계약을 받아 이스라엘 공동체를 하나가 되도록 했던 지도자이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이 우상숭배에 빠져 있을 때 바알신과 대적하여 하느님의 기적을 이끌어냈던 대예언자이다. 이스라엘 역사 안에 가장 영향력을 주었던 두 분이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베드로 사도는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다고 한다. 베드로의 말이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하느님의 현존)이 하늘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예수님의 메시아임을 밝히시는 성부의 음성이다. 주님께서 세례를 받고 물 위로 올라오시자 들려왔던 아버지의 음성이 그대로 들려온 것이다. 이 분이 곧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장면이다.
셋째 :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몹시 두려워하는 제자들을 위로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두려워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겠는가? 제자들은 겁에 질려 몹시도 떨었을 것이다. 그들의 떨리는 마음을 주님이 먼저 아시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하고 이르신다. 성경에서 하느님을 만난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주님은 “두려워하지 마라.”하시면서 그들의 두려움을 없애 주신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에서 아브람에게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되게 하겠다.”하신 후 당신과 계약을 맺으실 때 두려워하는 아브람에게“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창 15:1)라고 하신다. 신약에서 요셉이 약혼녀 마리아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조용히 파기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꿈에 천사를 보내시어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여라.”(마1:20) 예수님의 탄생 예고에서도 천사의 방문을 받고 몹시 놀라는 마리아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은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 1:30) 주님은 우리의 두려운 마음을 당신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위로해 주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몹시 놀라고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두려워한다. 그때마다 주님은 위로해 주신다. “딸아,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나의 사랑하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고 능력이 되어 주겠다.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있다.”이 세상 누가 이토록 마음깊은 곳까지 헤아리며 위로를 해줄까? 오직 우리를 낳으신 아버지 하느님, 예수님만이 할 수 있는 위로이다.
넷째 :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하고 명령하셨다.
당신이 당하실 수난과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다 아시는 주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미리 말씀해 주시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주님으로부터 직접 들었던 베드로도 예수님이 수난을 당하고 십자가에 처형을 당했을 때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며 십자가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배반하였다. 오직 이 말씀을 깊이 간직하고 끝까지 예수님의 말씀을 믿었던 사도 요한만 십자가 아래서 주님의 죽음을 지켜 끝까지 지켜보았다. 나 역시 주님으로부터 엄청난 위로와 사랑과 축복을 받고 있지만 참혹한 죽음의 고통을 당할 때 끝까지 주님을 따를 수 있을까? 주 예수님 혹시라도 주님을 떠날 불행이 닥칠 양이면 차라리 지금 주님과 함께 죽을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의 고통과 수난을 통하여 당신의 부활과 영광이 있음을 제자들에게 보여준 변모 사건을 통해 우리도 지금 당하는 고통과 아픔이 있다면 고통 저 편에 있는 부활과 영광을 미리 바라 볼 수 있는 지혜를 주십사고 청하자. 먹구름이 저편에 있는 찬란한 태양과 상큼한 바람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인내하자. 주님 오래 참을 수 있는 용기와 힘과 지혜와 능력을 주십시오. 사랑하고 흠숭합니다. 이제 사순시기가 점점 깊어 갑니다. 마음 깊이 참회 정신을 넣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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