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

용서와 사과

기도하는 어머니 2011. 3. 24. 09:48

2011년 3월 24일 사순제2주일 목요일(용서와 사과)

아침 미사를 나자로 마을에서 드렸다.

오늘은 루가복음 16장 19-31절까지의 말씀 부자와 나자로 이야기이다.

“부자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나자로는 부자 집 대문 앞에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두 사람이 똑 같이 죽었다.

가난한 이는 천사들이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고, 부자는 저승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고통 중에 있는 부자가 아브라함 할아버지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청하며 라자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자기의 혀를 식히게 해주십사고 청한다.

그러나 아브라함 할아버지는 말한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서로 왕래할 수가 없다.”(루16:25-27)

하늘나라는 이 세상의 삶의 결과이다. 나는 부자인가? 나자로인가?

독서말씀에서는 

예레미야 17장 5-10절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루17:7-8)

어제 원동연 박사 5차원 전면교육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넘쳤고 자신이 개발한 교육방법으로 민족들의 의식을 깨우려는 깊은 의지가 엿보였다. 지력, 체력, 심력, 인간관계능력, 자기관리능력 등 기본적으로 이 모든 것이 깨어지지 않아야 Seed를 제대로 Soil에 심어 Fruit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한다. 강의을 듣는 동안 하느님의 말씀이 떠 올랐다. 주님도 하늘나라를 씨뿌리는 비유로 설명을 해주셨다. 5차원 전면교육으로 전인적 인간이 되었다고 하자 그 다음은 어찌할 것인가?

삶의 고통의 문제, 죄와 악의 문제, 가난과, 질병과, 분노와 고독 등 인생의 많은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는가?

이런 인생의 난제는 5차원 전면 교육으로 인성 창의성 교육으로는 답을 내릴 수 없다. 화요일 김명희 도미니카 회장님이 욥기의 말씀을 하셨다. 구약에서 질병이나 고통은 인간이 죄의 결과이고 하느님의 자비를 입어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신약에서 고통은 목적이 다르다. 흠과 티없는 주님께서 고통을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셨다. 왜 죄 없는 그 분이 십자가의 형틀을 지셨는가? 그것은 원죄로 닫혀 진 하늘의 문을 열기 위한 수단이기에 그 길을 선택하신 것이다. 주님께서 열어 놓으신 하늘로 가는 길, 우리도 하늘나라에 제대로 입성하려면 이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십자가의 길은 죄의 결과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길이고 하느님을 만나는 길인 것이다.

미사 후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수업 시간에 있었던 학생(최)이 떠올랐다. 나는 부자이고 그 어린 학생은 나자로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수업 시간에 떠드는 것이 너무 마음에 걸려 약간 비난의 어조로 나무랐다. 그녀석의 얼굴을 보니 화가 났고 잘못을 수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도 중에 떠오르는 영상은 나는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 속에서 충분히 먹고 배부르고 좋은 것들로 치장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그 아이는 잘못 형성된 인성으로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오히려 고통을 받으며 신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아팠다. 그 아이의 마음속에서 애처롭게 호소하는 주님의 말씀이 들린다.

“아이를 어루만지고 불쌍히 여겨주어라. 그 안에 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너는 모든 것을 가진 부자이고 그 어린 것은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나자로이다.”

주님 죄송합니다. 학교에 가면 아이를 찾아가서 용서를 청하렵니다. 학교에 왔다. 아이가 아직 학교에 오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학급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오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도망을 친다. 조용히 아이를 뒤따라 갔더니 화장실에 숨어있다. 양팔을 벌려서 다정하게 안아주며 정말 미안했다. 기도를 했는데 내가 정말 잘못 했구나 내가 너를 위해 기도해 줄게 선생님을 용서해 달라고 했다. 아이는 선생님을 용서 해주겠다고 했다. 두 볼에는 어느덧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둘이서 껴안고 울었다. 용서와 사과 정말 이처럼 놀라운 기적을 일으킨다. 그 아이의 깨어진 마음 상처 난 마음이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이를 관심 있게 바라볼 것이다. 아버지의 담배, 엄마의 술, 누나의 억눌림이 싫다고 호소했던 녀석이다. 아이의 깨어져 버린 마음을 다시 새롭게 회복 시켜 주시려고 주님께서 쓰신 방법이다. 주님 당신께서 그 아이의 상처를 깊이 있게 어루만져 주시길 청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어리석은 죄를 지었으니 진심으로 용서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