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간의 묵상
제2주간 다섯째 날 (7.3.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 2티모 3,14-17
본문 : 성경은 모두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여 졌다. (11)
14 그러나 그대는 그대가 배워서 확실히 믿는 것을 지키십시오. 그대는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15 또한 어려서부터 성경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그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
16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으로,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의롭게 살도록 교육하는데 유익합니다.
17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이 온갖 선행을 할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되게 해 줍니다.
성경은 모두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여 졌다. (11)
“사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뚫어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께 우리는 셈을 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히브 4,12-13)
성경에 대하여 티모테오와 히브리서에서 위와 같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다. 말씀이 곧 하느님이며 예수 그리스도이다. 주님은 말씀으로 지금도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수정하고 용기를 주며 희망을 갖도록 이끌어주신다.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난 후 거리를 혼자 걷고 있었다. 우연히 외사촌을 만나 사촌 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성경을 보게 되었다. “오빠, 성경을 이렇게 쓰레기통에 버려서는 안 되지? 그럼 벌 받을 텐데…”라고 하였더니 그럼 “네가 가지고 가서 봐.” 라고 하였다. 그날 성경을 집으로 가져왔다. 성경을 처음으로 갖게 되었지만 성경을 들춰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학기가 시작되자 기독연합회 학생들이 성경을 함께 공부하자고 접근하였다. 싫다고 하였지만 끈질기게 요구하여 창세기부터 공부하였다.
7일 동안 우주를 창조하고, 사람을 흙으로 빚어 만들고, 선악과를 따먹어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노아의 홍수로 인간들을 멸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하고, 홍해 바다가 갈라지고, 광야에서 40년을 살고 등등의 이야기가 설화로 들렸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서 황당했다.
그러다가 친한 친구를 만나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였다. 서울에서 일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주에 내려와 대학을 다니는 친구인데 그가 하느님을 만난 이야기며 성경을 통하여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난 친구의 이야기에 끌렸고, 점차 교회에 관심을 가지면서 2학년 겨울 방학 때 개신교 세례를 받았다. 그 후 그룹 성서 모임에서 성경을 구체적으로 공부하였는데 무엇을 공부하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졸업 후 교사 생활을 하면서 주일학교 고등부 교사를 하였고 문 목사님과 신앙이 좋은 동료 선배 교사를 만나면서 성경에 맛 들였다. 서귀포 제일교회에 다니던 시절에 성경을 제대로 읽었고 믿음생활이 깊어졌다.
87년 천주교로 개종하면서 성경을 본격적으로 공부하였다. 세례 후 통신으로 교리신학을 공부하고, 신구약 성경 입문과정을 통하여 성경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또한 매일 미사를 꾸준히 드리면서 성경의 주요 부분을 날마다 읽고 묵상하였다. 지금까지 신구약 성경 13번을 통독하였고, 주석 성경을 읽고 있으며 하상 신학원에서 구약성경 입문, 예언서, 공관복음, 사도행전, 모세오경, 예언서, 요한복음, 바오로 서간, 요한 묵시록을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말씀은 살아 있으며 생명력이 넘친다. 읽을 때마다 느낌과 깨우침이 다르며 마음에 다가와 생각과 행동과 말을 변화시킨다.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말씀에 순명하는 것이 하느님께 순명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이면서 지금도 영으로 살아 계시며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신다. 성경은 나의 육신과 영혼을 꿰뚫어 본다. 과거, 현재, 미래의 나의 모습을 조명하여 정화하고 주님과 일치의 길로 나가게 한다. 식사를 거르면 살 수 있어도 말씀을 읽지 않으면 금방 영적인 허기와 갈증을 느낀다.
성경은 모두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이다. 인간의 영이 하느님의 영과 결합될 때 인간은 하느님의 생각과 뜻과 말을 할 수 있다. 창세기부터 묵시록까지 과학적으로 말씀을 분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논리적으로 분석할 수는 없다. 믿음의 눈으로 하느님을 뵙고 받아들여야 한다. 성경의 주인공들은 과학자나 철학자가 아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천하였던 믿음의 사람들이다. 믿음은 눈으로 보아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인간적인 약점을 모두 가졌고 우리와 똑같은 한계성을 가진 인물들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믿음으로서 의롭게 된 분들이다. 신약의 성모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성령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는 특은을 입었다.
이스라엘 성지 순례 중에 주님이 주셨던 말씀을 기억한다.
“말씀이 네 안에서 사람이 되게 하여라. 말씀에 따라 행동하라. 복음 속으로 깊이 들어가라.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이다. 행동으로 옮기는 사랑만이 진실하다. 순례 후 너의 삶은 순례 이전과 확연히 다를 것이다.” 순례 후 성경을 읽을 때마다 말씀이 입체적으로 살아남을 느낀다.
2018년 첫 기도회에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 말씀 사탕을 뽑았다. 행동으로 구체화해야 하는 말씀이었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실천할 의지를 달라고 기도하였더니 주님께서는 실천할 힘을 주셨다.
성경은 일상에서의 그리스도인 생활규범과 실천윤리를 주님의 본성대로 실행할 용기를 준다.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며 영성생활이다. 영성(기도)은 곧 삶이다.
말씀은 나의 관절과 골수를 쪼개고 속을 꿰찔러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낸다. 말씀 앞에 숨길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말씀은 나의 삶 전체를 조명하고 투영하고 정화하고 거룩하게 변화시킨다. 거룩한 영혼이 되는데 필요한 갖가지 성덕을 주신다.
“믿음에 덕을 덕에 앎을 앎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신심을 신심에 형제애를 형제애에 사랑을 더하십시오.”(2베드 1,6-8)
“주님은 저의 몫이시니 저는 당신 말씀을 지키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제 마음 다하여 당신 자비를 애원하니 당신 말씀대로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시편 119,57-58)
“주님, 당신 말씀대로 당신 종에게 잘해 주셨습니다. 당신의 계명을 믿으니 올바른 깨달음과 지식을 제게 가르치소서. 고통을 겪기 전에는 제가 그르쳤으나 이제는 당신 말씀을 따릅니다.”(시편 119, 66-67)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 제가 맹세하고 실천하니 당신의 의로운 법규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저는 몹시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 말씀대로 저를 살려 주소서.”(시편 119, 106-107)
“주님, 제 부르짖음이 당신 앞에 다다르게 하소서. 당신 말씀대로 저를 깨우치소서.”(시편 11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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