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3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모세는 피를 가져다 백성에게 뿌리고 말하였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탈출 24,8)
염소와 송아지의 피가 아니라 당신의 피를 가지고 단 한 번 성소에 들어가시어 영원한 해방을 얻으셨습니다. 염소와 황소의 피, 그리고 더러워진 사람들에게 뿌리는 암송아지의 재가 그들을 거룩하게 하여 그 몸을 깨끗하게 한다면, 하물며 영원한 영을 통하여 흠 없는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죽음의 행실에서 얼마나 더 깨끗하게 하여, 살아계신 하느님을 섬기게 할 수 있겠습니까?(히브 9,12-14)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2-24)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다.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 식탁에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 당신은 곧 제자들을 두고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가야할 시간이 임박하였음을 알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만찬을 베풀고 그들을 위한 기도를 하실 것이다. 제자들을 그냥 두고 떠난다면 얼마나 허무하였을까? 그러나 주님은 당신의 살과 피를 참된 양식과 음료로 나눠주시고 당신을 기억하여 이 거룩한 예식을 하도록 명하셨다.
그리스도가 죽음과 부활 승천을 통하여 제자들을 직접 대면하지는 못하지만 성찬의 식탁에서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거룩한 제사가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다. 오늘도 온 세상 성교회의 거룩한 주님의 제대 위에서는 십자가상 제사가 이뤄지고 있다.
“나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30년 이상 매일 미사 때마다 듣게 되는 주님의 말씀이지만 늘 새롭고 힘이 있고 사랑에 넘치는 말씀이다. 주님의 식탁에 모여 주님의 말씀을 듣고 성체를 영하고 일상으로 돌아와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은 얼마나 복되고 거룩하고 기쁨 가득한 삶인가? 무상으로 주어진 모든 은총에 대하여 늘 감사하고 찬미를 드리며 주님께 더 큰 영광과 흠숭과 찬미와 찬양을 드릴 뿐이다.
오늘도 거룩한 주님의 제대 위에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세계의 모든 정상들의 마음과 생각과 행위를 봉헌하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또 교황님을 비롯한 모든 주교님들 사제들 수도자들 신학자들 평신도들의 영적 생활을 봉헌합니다.
가난한 이들, 고아, 과부, 실직자, 암환자, 노숙자,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모든 이들을 봉헌합니다. 주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그들을 위로하시고 어루만져 주소서.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전 인류를 위한 구원의 희생 제물로 흠과 티가 없으신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 약속하신 하느님! 우리의 완고한 마음을 열어주소서. 우리의 마음 밖에서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계신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을 주소서. 힘들고 어려워도 믿음으로 주님께 나아갈 의지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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