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방

준표성장기(170일째)

기도하는 어머니 2017. 5. 1. 20:46

2016년 7월 16일 170일째


준표야 어제밤 너와의 동침으로 오늘 아침 할머니 눈은 새빨간 토끼눈이 되고 말았다.

어젠 너희 엄마가 1박 2일 대이작도로 연수를 갔단다. 너와 낮시간은 잘 보냈었지만~~ 너와 하룻밤을 보낼 생각을 하니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아침 미사에서 주님과 성모님께 기도를 드렸지만 다시 10시 미사에 가서 너와 함께 할 소중한 밤을 위하여 우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렸다.

낮시간은 잘 보냈고 저녁이 다가오자 걱정이 많아서 너의 아빠가 퇴근하면 저녁 먹고 내가 먼저 잠을 자두었다가 밤에 너를 돌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너의 아빠에게 퇴근 시간을 물었더니 갑자기 야근을 하게 되었다며 아예 들어 올 수 없다는구나.

마음을 다잡아먹고 저녁 시간에 재우지 않고 9시까지 놀다가 우유를 먹이고 겨우 잠을 재웠다. 너는 자는 동안에도 꾸준히 움직이고 엎치락뒤치락 뒤집고 꼬물거리고 기는 연습하고~~후~~ 지켜보는 내가 잠시도 눈을 붙일 수가 없더구나. 그렇게 하며 밤12시가 되었는데 그때는 칭얼거리는 네게 공갈 젖꼭지를 물려도 소용이 없더구나. 다시 우유 120ml를 타서 먹이니 잠이 들더구나.

새벽 네시경에 또다시 네가 울면서 칭얼거려서 다시 우유 120ml를 타서 먹인 후 네가 잠든 사이에  내가 비몽사몽간에 잠을 설치며 얕은 잠이 든 것 같은데 너무나 멋진 꿈을 본 것이다.

내가 너를 안고 넓고 푸른 목장에서 놀고 있었는데 저 멀리에서 하얀 옷을 입고 천천히 근사하게 다가오는 분이 있었다. 꿈 속에서도 예수님일까? 천사일까? 의아해 하며 유심히 쳐다보는데  가까이 다가 온 그분은 너의 할아버지 바오로였다. "저 사람 소감서. 준표 잘 키워" 하고는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그 모습은 거룩하고 눈이 부시고 장엄하였다. 옷은 눈처럼 하얗고 얼굴 모습은 빛났으며
너무나 아름답고 영광스런 모습이었다.
마치 타볼산에서 예수님의 변모를 보는 듯했다.

그후 난 잠이 오지 않아서 많은 생각들로 밤을 새웠다. 하룻밤 너와 지내면서 꿈속에서 너의 할아버지를 뵐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생전에 늘 하던 말 "저 사람 소감서~~"
짧은 그 한마디에 할머니의 수고와 노력은 녹아내리고 말았다.

비록 아침에 토끼눈이 되었고 몸은 피곤했지만 기쁘고 말할 수 없는 묘한 힘이 생기더구나.

우리 준표 때문에 꿈속에서 둘째 할아버지와 친할아버지를 뵙게 되다니 넌 살아있는 우리 가족들 뿐만아니라 하늘나라의 조상님들도 너를 기특하게 여기고 보호해 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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