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고 아름다운 죽음
남편은 의식이 없는 가운데 깊은 잠에 빠졌다.
세 시부터 일어나서 묵상기도 묵주기도를 하고 새벽에 미사를 다녀왔다.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 축일이기도 해서 성인에게 청원 기도를 하였다.
군포성당에서 새벽미사를 드리고 막 돌아왔는데 시간은 6시 40분쯤이었다.
남편은 편안하고 어린아이와 같은 해맑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했다.
“나는 하느님의 길은 가고 있다.
90%쯤 올라온 것 같다.
어머니에게도 말씀드려라.
내가 먼저 간다.
이쁘게 잘 살다가 나중에 오라.
준비되면 내가 데리러 오겠다.
고맙다. 아름답다. 착하다.
당신은 지금까지 이쁘게 살았다.
사랑한다.
단 하루라도 울지 마라.
울 일이 없다. 나는 행복하다.
용서하지 못한 것도 없고
용서받지 못한 것도 없다.
욕심도 없고 부족한 것도 없다.
남의 도움으로 부족함 없이 살았으니
이 또한 행복한 것이다.
행복하게 살았고 부족한 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끝없이 노력을 하는 사람이 되어라.
우리는 우리 삶 속에서 겸손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겸손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라며 침착하고도 의연하게 평화로운 마음과 표정으로 말씀했다.
아름다운 죽음 준비된 죽음 거룩한 죽음 앞에 영혼은 평온하고 자유롭다.
얼굴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결점이 없는 갓난아이의 모습이다.
해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며 사랑한다며 안아 준다.
정말 놀라운 일이고 기적과 같은 일이다.
신앙의 신비이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음을 받아들인 것인가?
나날이 쇠잔해 가면서도 정신을 차리려고 한다.
육신은 이제 힘이 다 빠져나가고 있다.
소변의식도 없어져 기저귀를 찼다.
다리에 힘도 없어 뻣뻣해져가고 의식은 가끔씩 몽롱해진다.
통증을 호소할 때면 뼈가 다 으스러진다.
이를 갈며 인상을 쓸 때는 얼굴에 고통이 한 가득이다.
아버지를 외치면서도 누구도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피가 마르고 치가 떨리며 살들이 녹아내린다.
뼈가 흔들리는 아픔과 통증을 시시때때로 견뎌내고 있다.
연옥불의 고통을 대속함이다.
연옥에서 고통을 받는 이들과 사제 성화를 위해 아픔을 봉헌한다고 했다.
십자가 위에서 물과 피를 다 쏟아내시며 인류의 죄를 보속하고 있는
주님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주님 이 거룩하고 흠 없는 영혼을 받아들이소서.
당신을 닮은 고통의 사람을 받아들이소서.
하늘나라 입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죽음이 이토록 힘겨운데 우리는 너무나 죽음을 쉽게 이야기한다.
죽음이란 관문을 통과하기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이제 그만 고통이 멈췄으면 하는데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주님만이 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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