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유고집

성찬례 제정, 제자들의 배반 예고

기도하는 어머니 2014. 2. 8. 12:26

2012년 6월 8일 마르코 14장 17절~ 32절 성찬례를 제정, 제자들이 배반 예고

마르코 복음 14장 22절~ 26절에서 저녁 만찬 중에 당신은 제자들을 위하여, 우리들을 위하여 성찬례을 제정하시고, 제자들과 식탁에 앉아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십니다.

마르콕 복음 14장 17절~21절 식사를 하시던 중에 주님께서 "너희 가운데 한사람, 나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하시자 그들은 근심하며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기 시작합니다."

이미 주님은 유다가 스승을 팔아넘길 음모에 가담하고 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근심하며 "저는 아니겠지요?" 하며 돌아가며 묻습니다. 왜 그랬을 까요?

제자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대하여 아직도 확신이 없었습니다.

스승을 배반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배반당한 스승은 어떻게 될 것인지,

왜 스승은 배반당해야 하는지,

우리들 중에 누군가가 배반한다는데 왜 그는 스승을 배반하는지를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따르는 스승이 과연 어떤 분인지,

지금 이 순간이 인류에게 무슨 의미인지, 그들이 깨닫기에는 아직은 너무 이른 것입니다.

"저는 아니겠지요?" 그들은 자신이 행동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주님 말씀의 뜻을 헤아리기에는 아직 부족한 그들입니다. 다만 언젠가 베드로가 주님 편을 들다가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인간의 일만 생각하는구나!"고 꾸짖던 주님의 엄격한 모습만이 어릿하게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그 때처럼 우리 중에 누군가 스승님에게 무슨 실수를 저지른 것인가? 그래도 더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너무 배가 고프기도 하였거니와 내일부터는 재를 지내야 하니까 오늘은 기쁘게 많이 먹고 즐기자는 분위기에 모두들 휩쓸려 들어갑니다. 그러자 다신 주님께서 "그는 열둘 가운데 하나로서 지금 나와 함께 같은 대접에 빵을 적시는 사람이다." 제자들은 왁자지껄하며 대접에서 주님이 나누어 주신 빵을 적시며 먹고 있는 순간입니다. 주님도 물로 빵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누가 주님과 함께 빵을 적셨는지는 본인만 알겠지요. 이 말씀에 모두들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주님은 불안에 휩싸이기 시작하십니다. 겉으로 들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안으로 삭이고, 자제하며, 제자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그러나 끝내 그 속을 스스로에게는 드러내십니다. "나는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을..." 미어지는 마음으로 떠들썩한 제자들을 바라보는 예수님의 마음은 벌써 피눈물이 속으로 흐릅니다. 마지막 제자들과의 만찬자리에서 주님은 고뇌하고, 참담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주님! 왜 당신은 그 사실을 제자들에게 알리고, 바로 잡으려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들아 그래야 나의 소명이 이루어지니까. 그것을 통해서 이루신 일을 위해 아버지 하느님이 나를 이 세상에 보내셨으니까?

아버지 일을 하는 것이 나의 생명이고, 나의 잔이고, 나의 사랑이었으니까.

아버지 하느님을 향하여 보내드리는 나의 사랑의 절정,

내가 사랑하는 인간들을 향한 영원한 사랑의 선물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유다의 기도를 들어 주었다. 그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베드로는 아직도 들떠서 "모두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마르코 14장 27절~31절)라고 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오늘 이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베드로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는 과연 충성스러운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단순한 사람으로 열정적인 사람입니다. 그의 마음은 복잡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다만 아직은 경험이나 책임이 중하지 않아 어린 아이같은 순진한 행동을 합니다. 잘못하기도 쉽지만, 회개하여 울기도 잘합니다. 그것이 이 베드로의 장점입니다.

"주님 왜 베드로에게 이런 고뇌를 주십니까?" "베드로는 좋은 사람이다. 단순한 사람이지, 어린아이와 같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야, 아직은 그가 책임이나 경험이나 사람을 다루는 일이나, 하느님의 일이나 모든 면에서 어린아이지, 그러나 언젠가, 내가 가고 나면 그가 내 제자들을 이끌며 많은 고초를 이겨내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잘 이루게 될 것이야. 그래도 그런 엄청난 일을 감당해 내려면 그전에 고난과 실패를 겪고, 자신에 대해 모멸감을 이겨내는 과정을 반드시 이겨내야 한단다. 우리는 누구나 고난과 역경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란다. 그래서 나는 베드로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이겨내도록 허락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