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유고집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예수님

기도하는 어머니 2014. 2. 8. 11:50

2012년 4월 19일

마르 4,35~41 풍랑을 가라앉히시는 예수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 오늘은 고난회 우의동 집에서 다네이 기도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언제나 당신께 자비가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하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기도학교에서 강의 하시는 김영익 루도비코 신부님, 그리고 자매님들 모두 예수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기도의 기본적인 틀 안에서 예수기도와 향심기도의 의미를 강의하셨습니다. 기본적인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고, 스스로에게 맞는 기도유형을 찾아야 하고,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군중들과 함께 줄곧 계시던 주님께서는 날이 저물어 저녁이 되자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 쪽으로 건너가자고 하십니다. 군중들을 남겨둔 채 제자들과 한 배에 오르신 주님은 낮 동안 군중에 시달려, 피곤한 몸을 고물에 누이시고, 주무시는 상황입니다. 이 세상 만물이 다 당신이 만드신 주님이 배위에서 무슨 걱정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어부였던 제자들이 있었기에 호수위에서 배질하는 것을 걱정할 일도 아니었습니다.

곤히 잠드신 예수님! 달빛에 어른거리는 주님의 피곤한 얼굴. 주무시는 당신의 얼굴에 여전히 당신 백성의 아픔에 대한 연민 때문인지 쓸쓸함이 배어납니다.

갑자가 구름이 하늘을 덮습니다. 바람이 불어올 모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제자는 수수방관하고, 어떤 제자는 은근히 예수님을 불만하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아직 겁내지는 않고 있습니다. 밤바람이 쌀쌀합니다. 주무시는 예수님 곁에 앉아 졸고 있던 어린 제자는 겁에 질린 듯 쌀쌀한 밤 강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깨어납니다.

배를 더 저어가 호수 중간에 이르렀다고 생각되는 시간이 되자 돌풍이 일고, 물결이 높아지면서 배안으로 물이 들이칩니다. 베드로와 익숙한 제자들이 배를 조정하고 물을 퍼내고 부산스럽습니다. 더 바람이 불고 배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자, 주님을 부르는 제자들, 주무시는 주님께로 뛰어 들어오면서 “주님, 살려주십시오. 이렇게 무서운데 주님은 주무시기만 합니까?” “스승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 걱정되지도 않으십니까?”

주님은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 걱정하지 않으실 리가 없습니다. 당신은 주무시는 순간에도 우리가 걱정되어 연민의 마음을 감출 수가 없으셔, 주무시는 모습이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느님 아버지를 믿고, 당신을 믿는 마음에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먼저 바람을 꾸짖으시고, 잔잔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향하여, 우리를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십니다.

먼저 우리 상황을 정리하십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당신은 우리보다 더 잘 아십니다. 그래서 바람을 꾸짖으십니다. 우리를 우리보다 더 잘 아시는 예수님은 우리의 처지를 먼저 정리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삶속에서 벌어지는 많은 고민과 고난과 어려움들이 모두 하느님 보시기에 당신의 연민하는 백성들에게 걸림돌이 될 때 그것을 제거해 주시는 일을 먼저 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집시다. 그러니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그런 다음 주님이 우리를 향하여 하시는 책망과 걱정,

“왜 걱정하느냐? 아들아? 왜 그렇게 믿음이 부족하냐? 얘야! 너의 모든 것을 내가 염려하고 있는데, 내가 너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그리고 내가 지금껏 많은 기적과 말씀으로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하고 보여주었는데, 너희는 아직도 그렇게 믿음이 부족하냐? 굳건한 믿음으로 나를 믿어라. 너를 사랑하여 이 세상 창조 이전에 너를 품에 안고 다니던 하느님이 너희와 함께 있지 않느냐? 너희보다 너희를 더 잘 알고 있는 하느님인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너희를 위하여 하느님인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 너희와 함께 있는데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가? 그냥 나를 바라보라. 그냥 나를 따라오너라. 그냥 나와 함께 행복하여 다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어떤 능력이나, 어떤 선한 행위나 신앙,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것이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너를 버리지 않는다. 너희는 굳건하여라. 나는 변함이 없다.”

주님 예수그리스도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저의 마음을 굳건히 지켜주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