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6일 사순제3주간 수요일
어제 저녁 성령기도회에 노희철 베드로 대리구 영성지도 신부님이 오셨다.
환한 미소와 편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여유를 주시는 신부님!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분이다.
모두가 좋아하였다.
먼저 사순절!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 란 질문을 던졌다.
회개, 보속, 절제, 기도, 자선, 단식, 금식, 사랑 등 기도 회원들의 대답에 여유 있게 응답하시더니
사순절하면 아무래도 십자가가 아닌가? 라고 반문하셨다.
십자가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십자가를 생각하면 고통, 죽음, 무거움, 피하고 싶은 심정, 외면 등
우리는 흔히 내가 지고 있는 십자가가 가장 크고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것이 가장 나에게 적절하고 가벼운 십자가이다. 주님께서 지고가신 십자가를 생각해보면 고통과 아픔이 물론 있었지만 그것은 부활을 위한 여정이 아니었는가? 우리가 자녀를 키울 때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는가? 그렇지만 그 자녀가 성장하여 가문의 대를 잇고 사회에 일꾼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아닌가? 자녀를 키우는 고통이 있지만 키우는 동안에 안겨주는 기쁨과 보람과 행복도 있지 않은가? 우리가 지고 있는 십자가를 고통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십자가 뒤에 올 영광과 희망을 생각하자. 여러분이 오늘 기도회에 오셔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 오늘 나를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것, 미사를 통해서 가장 큰 기적 즉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변화되고 그 성체와 성혈을 내가 직접 모셨다는 것, 모두가 기적이다. 오늘 인덕원 성당에서 일일 대피정이 있었는데 황창연 베네딕도 신부님과 이미숙 아가다 수녀님이 강사였는데 신자들이 모두 웃고 있는(80%의 신부가 웃음) 모습에서 기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기적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고, 가족과 함께 삶을 나누는 것, 사실 기적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기적이 될 수 있다. 40분 정도 재미있게 말씀을 하시고는 안수를 해주셨다. 어제는 35명 정도의 기도 회원들이 오셨는데 본당 신부님도 자리를 함께 해서 말씀을 듣고 안수를 해주셨다. 정성껏 사제가 개인별로 머리에 손을 얹으시고 한 명 한 명에게 축복을 빌어주는 그 모습이 자녀들을 축복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주님의 모습이라고 생각되었다. 안수 후에는 떡과 차를 나누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1주일 동안 암 병동에 있으면서 암 수술을 받은 후 그들이 당하는 고통을 보았다. 호흡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설이 얼마나 어려운지?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마음대로 숨을 쉴 수 있고 제대로 배설을 하고 보고 듣고 말 할 수 있고 움직이고 정상적인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기적임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늦게 잠을 잤더니 오늘 아침은 다른 날보다 늦게 일어났다. 서둘러 일어나려는 나를 다시 자리에 눕히고는 주님께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마라 성모님과 내가 지켜보고 있다. 네가 풍랑을 만나 흔들릴 때도, 거목이 쓰러져 드러누웠을 때도, 나는 그 한가운데 있었다. 내가 풍랑을 잠재우고 고요함을 줄 것이다. 일상의 너의 삶으로 돌아가라.” 마음이 한껏 가벼워졌다. 새벽 미사를 기쁘게 갈 수 있었다. 미사 후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면서 많은 깨달음이 스쳐지나갔다.
예수님이 나를 대신하여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첫 번째 넘어지고, 성모님을 만나고, 시몬이 등장하여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베로니카가 피로 얼룩진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리고, 두 번째 넘어지고,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시고, 세 번째 넘어지시고, 옷 벗김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내려지시고, 무덤에 묻히시고 특히 이 부분에서는 목이 메었다. 나의 위선과 가식, 두려움과 어리석음, 변명과 불평, 불신과 조바심, 탐욕과 이기심을 모두 무덤에 묻혀야 할 것들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음 순서는 무엇인가? 예수님이 부활하시는 것이고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하느님의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져 세상에서부터 평화로운 삶, 자유로운 삶, 기쁨과 희망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은총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먹구름이 폭풍과 지진을 일으켰지만 이제 모든 풍파가 지난 뒤라 고요하고 평화롭고 잔잔하다. 모든 것에서 승리를 주시는 주님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비와 구름이었지만 오늘은 온화하고 따사롭고 한없이 평화롭습니다. 영원한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받으세요. 주님! 저의 부족함을 믿음 없음을 두려움을 어리석음을 절망을 안절부절못함을 치유해주시니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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