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

부르심과 응답

기도하는 어머니 2012. 2. 25. 14:35

2012년 2월 23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어제는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예식 일이었다.

아침에 남편 바오로와 함께 나자로 마을 아침 미사에 참례하였다. 미사 후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싶었으나 동생 정순이가 와 있어서 얼른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아침을 먹고 10시 범계성당 미사에 또 참례하였다. 정순이가 20년 만에 냉담을 풀었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여서 묵주와 9일기도 책을 사서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 묵주도 살 겸 미사에 참례하였다. 요즘은 미사에 참례하면서 예수의 몸과 피에 대한 묵상에 필이 꼽혔다. 예수의 몸과 피에 대한 믿음이 깊어지면서 몸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하게 된다. 인간의 몸은 영혼, 마음, 감정, 의지, 자유, 본능을 모두 가지고 있다. 타 동물과는 달리 뇌의 구조 가운데 대뇌 신피질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현상을 추리하고 통합하고 판단하는 최고의 기관이다. 몸이 있어야 정신도 영혼도 육신도 감정과 의지와 자유도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날마다 영하면서 그리스도의 정신, 생각, 말, 행동을 닮지 못한다면 거짓된 믿음을 가진 것이다. 이제 수많은 기도가 종합되는 듯하다. 그리스도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마시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생각, 말, 행동이 일상의 삶에 나타나야 한다.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그리스도라는 거울에 비춰보아야 할 것이다. 미사 후 학교에 가서 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여러 가지 미진한 일들을 처리하였다. 사순절에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결심했는데 첫 날부터 부도를 낼 수가 없어서 퇴근하면서 바로 성당에 들려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였다. 잠시 묵상 후 집에 왔다. 저녁에는 집에서 조금 쉬려고 했는데 또 유라 아빠가 온다고 해서 바빠졌다. 정순, 유라, 진만, 박서방까지 식구가 갑자기 많아졌다. 유라 아빠가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하여 삼겹살을 구워서 대접하고 소맥을 몇 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침에는 지난 번 회를 뜨고 난 후 가져온 숭어로 지리를 만들어 대접을 하고 아침도 먹지 못한 채 나자로 마을 미사에 참례하였다. 미사 후 오랜만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신옥 안나와 함께 봉헌하고 학교에 와서 신학년 업무를 준비하였다. 이임인사를 하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출발에 대한 학교 생활 수칙을 안내하였다. 참으로 교사와 학생들의 협조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리지만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강한 응답을 받고 확신에 차 있다. 지난 화요일 성령기도회에서 김정숙 글라라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부르심과 응답에 대한 가르침을 들으면서 아멘이라고 외칠 수 있었다.

말을 못한다고 하는 모세에게는 아론을 협조자로 보내주어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해 내었다. (탈출기 3장 7-9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녕 나는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하여, 그 땅에서 저 좋고 넓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족과 히타이트족과 프리즈족과 히위족과 여부스족이 사는 곳으로 데리고 올라가려고 내려왔다.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다다랐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나는 있는 나다.”)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 하느님의 말씀에 힘입어 모세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영도자가 된다. 기드온(판관기 6장 6절-24절 “마침 이스라엘 백성들이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디안 때문에 주님께 부르짖자 주님께서 예언자 한 사람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셨다. 주님의 천사가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너의 그 힘을 지니고 가서 이스라엘을 미디안족의 손에서 구원하여라. 바로 내가 너를 보낸다.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겠다. 그리하여 너는 마치 한 사람을 치듯 미디안족을 칠 것이다.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도 함께 있겠다는 하느님의 말씀에 용기를 가져 미디안족을 물리쳤다. 이사야(이사야 6장 : 하느님의 소명을 받았을 때 환시로 주님의 얼굴을 뵙고는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 그 말을 듣고 천사가 제단에서 타는 숯을 부집게로 집어 손에 들고 나에게 날아와 그것을 입에 대고 말하였다. 자 이것이 너의 입술에 닿았으니 너의 죄는 없어지고 너의 죄악은 사라졌다. 이 때 주님께서 내가 누구를 보낼까? 하는 소리를 듣고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도 하느님의 능력에 힘입어 이스라엘의 대 예언자로 활동을 하였다. 예레미야도 하느님의 소명을 받았을 때 자신은 어린아이라서 말할 줄을 모른다고 하였다. (예레 1장 4-10 “아이라고 말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 이제 내가 너의 입에 내 말을 담아 준다. 보라. 내가 오늘 민족들과 왕국들을 너에게 맡기니, 뽑고 허물고 없애고 부수며 세우고 심으리라.”) 그러나 하느님이 함께 하셨기에 예언자의 소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

나도 학생부장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 용기를 낸 것은 주님의 부르심 때문이다. 이 일을 통하여 하느님은 분명 뜻을 드러내실 것이다. 내가 너 보다 먼저 어린 생명들을 사랑한다.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니 이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라. 수많은 천사와 성인성녀들의 너를 도울 것이다.

오늘 1독서의 말씀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또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가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실 것이다. 또한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 그리고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땅에서 너희가 오랫동안 살 수 있게 해 주실 분이다.”(출 30:15-20)

오늘의 복음 말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루가복음 9: 23-24)

주님 제 십자가는 모락 중학교 공동체입니다. 교직원과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가 제 십자가입니다. 이들을 지고 주님을 따르렵니다.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날마다 지혜를 내려 주시고 지식을 주시어서 이 어린 백성들을 잘 다스릴 수 있게 하소서. 생활인권부장은 바로 예수님 당신이십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