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방

준표와 신림동 마지막 날(2017년 4월 8일)

기도하는 어머니 2017. 5. 13. 18:46

준표가브리엘 지구별 여행 14개월 열흘째~~

 

준표는 요즘 호기심과 지적인 욕구가 충만하다.

무조건 걸으려하고 높은 곳은 다 오르려하고 새로운 사물에 대해서는 유심히 탐색한 후 만져보고 눌러보고 입으로 가져가보려고 한다.

 

먹는 것도 이것저것 다 먹는다.

생선 특히 조기를 좋아하고 유제품도 요쿠르트, 요플레, 치이즈, 유산균 과자등을 무척 좋아한다.

시금치 된장국, 무국, 북어국 다 좋아하고 어제는 감자 당근 호박을 갈아서 부쳐 줬더니 곧잘 먹었다.

김에 밥을 싸서 주면 잘 먹는다. 국물이 없어 뻑뻑하면 된장국을 조금 흘리듯 넣어서 밥을 싸주면 거의 반공기를 먹는다.

 

간식으로는 고구마, 과자, 사과 강판에 간 것, 오렌지, 한라봉, 딸기, 파인애플, 바나나 등을 좋아한다. 생우유를 그냥 먹지는 않지만 딸기와 바나나와 함께 섞어서 갈아주면 한컵을 금방 먹는다.

 

좋은 것, 실은 것,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 구분이 뚜렷하고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몸을 뒤로 젖혀 탁 드러눕는다. 힘이 세어서 감당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8-12개월까지가 가장 귀엽고 돌지나면 힘들다고 하더니~~그 말에 격하게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자의식이 싹트고 독립성을 키우기 위한 첫걸음이니 기특할 뿐이다.

 

신발을 신고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귀엽다고 하면 손가락으로 신발을 가르치며 신발 신었다고 자랑한다.

 

꽃을 보면 좋아하며 꼬~~꼬하고 나무를 봐도 어~어한다. 시계, 달력을 알아내고 사진보면서 아빠를 찾아낸다. 아주 오래된 사진 속에서도 아빠를 찾아내는 것이 신기하다.

 

밥, 물, 불, 코, 눈 한음절의 단어와 아빠라는 표현을 하고 아빠를 노래 부르듯 부르며 좋아한다.

 

3월 18일부터 24일까지는 엄마가 캐나다 학회에 다녀왔다. 일주일 동안 안양에 가서 지냈는데 얼마나 활발하고 당차게 뛰어다니고 먹고 놀고 자고 건강하게 잘 지냈는지~~ 나랑 미사다니고 레지오도 함께 나갔다. 울지 않고 1시간 30분을 유아방에서 놀며 잘 지냈다.

 

오늘로서 신림현대 아파트에서의 준표와 생활을 마감하고 4월 10일 월요일이면 안양 현대 홈타운 102동 505호로 이사를 가게 된다.

 

2016년 3월26일 부활대축일 지낸 월요일부터 신림동으로 출퇴근하며 1년 15일간을 준표를 키웠다.

난 아침 6시 30분에 집을 나와서 삼성산에서 7시 미사를 드리고 묵주기도 5단을 바친 후에 8시 30분에

아파트로 와서 저녁 늦게 퇴근했다.

 

바쁜 와중에도 화요일 기도회, 수요일 레지오는 결석하지 않았고 일년 365일 미사도 궐하지 않았다. 모두가 주님은 은총이었다.

 

1년이란 기간을 하루도 지체하지 않고 꾸준히 서서히 발달하여 이제 걷고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하려고 애쓰는 준표를 보면서 하루하루 인생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인지 실감을 하게 된다.

 

오늘은 그동안 준표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했던 길을 그대로 돌아보았다. 아파트 106동 뒤쪽 포그니 어린이집을 지나면서 울타리에 늘어진 노란 개나리 담장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되새겨보았다. 괜히 가슴이 울컥했다.

 

106동 아파트 앞 화단에도 봄이 만발하였다. 벚꽃 자목련 동백꽃이 활짝 피어 제 자랑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107동을 한바퀴 돌고 112동을 거쳐 111동 놀이터에 이르니 흐드러진 벗꽃 담장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루 한 두 번 산책겸 돌던 길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면 추억에 젖어 본다.

 

109동 앞을 지나 108동 사이로 주차장을 나가면 하늘 유치원이 있다. 유치원 옆 놀이터가 준표가 놀던 놀이터이다. 유치원 앞 화분에 심어놓은 팬지 종류의 꽃화분을 좋아한 준표~~ 그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여 사진을 찍었다.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들과 놀다가 준표 아빠 엄마가 와서 집으로 돌아왔다.

 

준표가 태어나고 1년간 건강하게 잘 자라고 돌잔치까지 성대하게 치룬 곳이다. 또한 준표 엄마와 아빠가 박사학위를 받고 새로운 직장까지 찾았으니 신림동집은 운수가 대통하는 집이 되어주었다.

 

사돈님이 선견지명이 있어 마련해준 집에서 인생의 기틀을 마련했으니 이 또한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다. 아이들도 은혜를 잊지않고 고마운 마음을 가질 것이라 생각된다.

 

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안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으니 이곳에서도 편안하고 성실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것으로 믿는다.

 

성당도 코 앞에 있으니 주님과 함께 신앙을 키우며 지성과 인성과 영성을 겸비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

 

사돈님 내외분, 아들과 며느리, 준표와 나도 모두가 애썼고 고생했다. 이제 우리 모두 자축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고 화목하게 살아가자고 다짐을 해보자.

 

사돈님 내외분과 아들과 며느리, 우리 준표 모두모두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돌지난 여친과 악수하는 준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