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7일 141일째
준표야 너의 해맑은 눈동자와 투명한 네 피부를 보면 봄에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꽃들이 생각나고 무수한 희망이 샘 솟는다
너를 통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생명이 소중하고 존엄하며 존중받아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고 있다
사실 할머니는 너의 아빠와 고모들을 키울 땐 이렇게 벅찬 감동에 젖어 보지 못했다 직장 생활을 했기 때문에 늘 바쁘고 정신없고 시간에 쫓기면서 분주하게 사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서 세밀하게 성장과정을 관찰하지 못했을꺼야 그래서 고모들와 아빠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속죄하는 마음이 생겼다
봄꽃이 하루하루 다르게 피어나듯 너의 몸의 기능들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구나 할머니는 그 어떤 동작과 표정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루 종일 네게 빠져있단다 육순을 넘기고 참사랑의 대상자를 만난듯 날마다 기쁨과 감사와 행복이 넘친다
오늘은 네게 친할아버지 김봉주바오로 얘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네가 세상에 오기 이년 전에 세상을 떠나 하늘 나라에 오르셨단다 가족을 무척 사랑하고 집안의 핏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게 컸단다 외유내강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분이었다
가톨릭 신앙인으로 주님을 닮고자했으며 성모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셨단다 돌아가시기 전에 큰 병을 얻어 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큰 아픔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단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사랑하고 형제들끼리 우애있게 살기를 바랐던 분이다
너의 아빠와 엄마의 결혼을 무척 기뻐했으며 자녀들이 신앙적 사회적으로 성숙한 인물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셨단다 또한 며느리인 너의 엄마를 무척 사랑하셨다 돌아기시기전 이 세상에서 마지막말을 너의 엄마에게 남기고 그 후 아무말도 하지않은 채 임종을 하셨단다
"너는 내 딸이다 아무걱정 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살아라 힘을 내야한다 잘 알겠지?"
할아버지 선종 후 할머니는 많이 외로웠다 마음을 잡지 못해 한동안 힘들었단다
그래서 하늘로 가신 너의 할아버지에게 희망과 위로갈 될 자손을 보내 주기를 기도하고 예수님과 성모님께도 간청하였다
그래서 네가 엄마와 아빠를 통해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 것이다 너의 잉태 소식을 들었을 때와 네가 태어나던 날 벅찬 감동과 경이로움은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아마 하늘에 계신 너의 할아버지도 내 마음과 같을 것이다 생후 59일째부터 낮동안 너의 양육을 맡게 되었다 다니던 신학원도 휴학하고 그림그리는 것도 중단하고 시를 쓰고 싶은 마음도 포기하고 너를 돌보는데 집중했다
이제 너와 함께 한 세월이 3개월 다되어가는데
넌 내게 생각하지 못했던 기쁨과 보람과 행복을 주며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고 있다
잠자고 우유를 먹고 운동하고 노는 모습과 움직임 동작을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생명의 신비를 경탄하고 있다
준표야 너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 있다 네가 나의 영적인 스승이 되어 주고 있다 너와 함께 성가를 부르고 네 옆에서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 주다보면 내 영혼은 어느새 기쁨과 환희로 벅차오른다
너의 성장과 더불어 나의 영혼도 하느님의 것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새벽 미사를 마치고 묵주를 돌리며 달려왔다
하고 싶은 얘기가 무궁무진하구나~~
준표야 시간을 두고 하나씩 풀어가자!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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