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성지순례

곰실 공소(43)

기도하는 어머니 2016. 2. 15. 20:29

곰실 공소(거두리 성당) (43)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847-17 T 033-264-9101)

2016년 2월 14일 사순 제1주일

루치아와 점심을 먹고 춘천 닭갈비를 맛있게 하는 집을 찾아가서 닭갈비를 사고 곰실 공소를 찾았다.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438번지로 찾아갔더니 엉뚱한 곳이 나왔고 주변에 논과 몇 채의 가옥이 있을 뿐이었고 성당도 없었다. 그래서 거두리 성당으로 검색했더니 춘천교대와 가까운 곳 아파트 단지 속으로 들어가 동산 위에 거두리 성당이 있었다. 혹시나 이곳이 맞는가? 하며 기웃거리는데 교우분이 순례 오셨냐고 물으며 순례 스템프를 찍고 2층 성당으로 올라가서 돌아보라고 하였다.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는 일찍이 곰실로 불리던 곳으로 곰실 공소는 엄주언 마르티노에 의해 세워졌다. 열아홉 살 어린 나이에 자발적인 신심과 열정으로 스스로 신앙 교리를 찾아 그 가르침대로 살았는데 곰실 공소는 그로 인해 세워진 신앙 공동체로 춘천 최초의 공소이며 춘천교구가 설립될 때 그 모체가 된 공소이다. 엄주언은 우연히 접한 「천주실의」와 「주교요지」에 감명을 받고 온 가족과 함께 천진암으로 가서 3년간 교리를 공부하고 목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그는 곧 춘천 서면 월송리로 돌아와 전교를 하다 주민의 배척을 받았다. 1910년경 곰실 윗 너부랭이로 이주해 온 엄주언은 교세의 확장에 따라 아랫 너부랭이로 옮겨 지금 곰실 공소를 세웠다. 신자 수가 300여 명에 이르게 되자 1920년에 제대로 규모를 갖춘 공소를 건립하고 1920년 9월에는 본당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1928년 5월 지금의 죽림동 주교좌성당으로 이전하여 자리를 잡게 되었다. 현재의 곰실 공소는 거두리 성당 관할이며 또한 곰실 공소는 춘천교구의 사적으로 지정되어 많은 순례자들이 신앙 선조의 모범을 따르고자 이곳을 찾고 있다.

2층 성당으로 올라가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였다. 십사처의 모습이 특색이 있었다. 그림으로 각처를 묘사하고 있는데 각처마다 핵심적인 인물을 클로즈업하여 십자가 고통의 처절함을 표현하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마다 가슴이 뭉클하였다. 4처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이 만나는 장면에서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애통 해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져 있었다. 두 분 다 얼마나 처절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또한 8처에서 당신을 보고 우는 여인들을 위로하시는 주님과 각각의 다른 모습으로 예수님을 안타까워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애절하다. 우리는 너무나 편하게 안일하게 나태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점점 신앙생활이 아닌 종교행위로 치부해버리는 신자들이 많다. 주일미사 참석률이 30%정도이니 나머지 70%는 가장 기본이 되는 주일미사도 드리지 않고 신자라는 이름만 붙들고 있다. 누군가 선각자가 되어 처절하게 일으킨 신앙을 현대인들이 너무나 쉽게 내 팽게 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열아홉 살의 임주언 마르티노를 생각 해 본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마친 후 춘천 IC를 통해 마석 성당에 들려 루치아가 잘 아는 수녀님께 닭갈비를 선물로 드리고 수서동에 도착하니 4시 30분이었다. 루치아가 5시 꾸리아 모임 가는데 지장없이 계획대로 모든 일이 잘 되었다고 주님께 감사드렸다. 나도 차를 몰고 집에 오니 5시가 되었다.

 

'한국천주교성지순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곡매괴성모순례성당 (45)   (0) 2016.02.18
연풍성지(44)  (0) 2016.02.18
죽림동 주교좌 성당(42)  (0) 2016.02.15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41)  (0) 2016.02.15
옛 용산 신학교 성당(40)  (0) 201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