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을 맞이할 준비
아들 내외가 삶의 터전을 옮길 모양이다.
생애 첫 기획으로 집 단장을 스스로 한다는데…
집주인이 이사를 간 후 집안 꼴은 전쟁터라고 할까?
수리를 하지 않고는 이삿짐을 옮길 수 없는 지경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 지 궁금하다.
아들은 직접 발품을 팔아 수리 용품들을 구해 온다.
온 가족이 동원되어 함께 집 단장을 돕는다.
찌든 때 기름 때 구석구석 먼지를 닦아내고
이곳저곳 붙여놓은 스티커와 테이프를 떼어내고
창틀과 문틀마다 먼지를 제거하고 사포질을 한다.
유럽풍의 색감, 흰색, 회색, 청색으로
방과 거실, 방문과 창문을 곱게 채색한다.
그림을 그리듯이 정성과 사랑을 쏟아낸다.
집 안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방, 거실, 부엌, 화장실, 베란다
구석구석 손길이 닿는 곳마다
제 모습을 드러내며 방긋방긋 웃는다.
거실과 현관에 포인트 벽지를 바르고
페인트 칠 위에 곱게 니스 치를 한다.
조명을 제 위치에 달고 불을 밝힌다.
낡고 구질구질 하던 집이 새롭게 태어났다.
가족이 협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뿌듯함
그 누구도 불평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다.
온가족이 제 위치에서 산파가 되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집에서
다음 달에는 새로운 가족이 탄생한다.
아빠, 엄마,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고모!
우리는 각자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는다.
한 생명의 탄생을 위해
물리적, 정신적 준비를 하고 있다.
'가브리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준표성장기(123일째) (0) | 2017.05.01 |
---|---|
가브리엘 첫옹알이 시작 (0) | 2017.05.01 |
어린이의 속성 (가브리엘에게 배우다) (0) | 2017.05.01 |
나의 갈릴레아(5일째) (0) | 2016.04.01 |
가브리엘이 태어나던 날 (0) | 2016.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