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체험기

2014 추석명절과 1박2일 담양 여행기

기도하는 어머니 2014. 9. 11. 11:41

 

올 추석 연휴는 5일 연속되었다. 명절 전전날 시장을 보고 명절 전날은 지원, 민지, 동서와 제수음식을 만들고 명절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성당에서 합동 위령 미사에 참석한 후 온 가족이 비봉 추모관으로 갔다. 바오로를 위한 주모송을 바치고 작년 910일 수술 전날 인자고모와 불렀던 한오백년을 들려주었다. 죽을힘을 다해 정성껏 부르는 바오로의 모습을 그리며 가족들은 숙연해졌고, 부산에서 오신 친정어머니가 사위를 생각하며 목 놓아 울었다. 기도 후 기념촬영을 한 후 집에 와서 지훈이와 삼촌들과 부천 동서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고 난 지원이와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까지 함께 먹었다. 다음날에는 지원이와 함께 아침 일찍(630분에) 담양으로 12일 여행을 떠났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갔는데 반대편 상행차선은 귀성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지만 하행차선은 한가하여 고속도로를 전세 낸 것처럼 달렸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곧바로 달려서 부산에서 올라오는 원정이 가족과 소쇄원에서 함께 만났다. 원정이가 오기 전에 지원이와 한국가사문학관에 들려서 가사문학에 대하여 알아보고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군 남면 광주호변에 건립된 한국 가사문학관은 가사문학의 유물, 유품을 전시하는 유물 전시관, 자료실, 시청각실, 토산품점, 전통 찻집 등 편의 시설이 잘 갖춰 놓고 있었다. 가사문학관을 둘러보고 있는데 원정이가 소쇄원에 도착하였다고 연락이 와서 서둘러 우리도 소쇄원으로 갔다. 소쇄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약간의 손질만 더하여 조화를 이루는 조선 시대 원림건축이다.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유배된 후 죽임을 당하자 제자였던 처사 양산보가 벼슬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살기 위해 고향에 지은 정원으로 제월당, 광풍각, 대봉대 등의 건물이 있었다. 정자와 대나무 솔바람,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이 잘 어울어져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고요와 자유로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명옥헌원림이었는데 명옥헌원림은 넓은 뜰에 정자, 시냇물, 연못, 백일홍, 노송 들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겼다. 베롱나무 군락지라고 여겨질 만큼 연못주변에 오래된 베롱나무들이 독특한 자태로 분홍꽃을 토해내며 찾아드는 사람들을 유혹했다. 정자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선이 되어 보기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다음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세레나데란 음식점이었는데 그곳에서 떡갈비 정식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으로 배를 불리고 우리가 정해 놓은 숙소 황토방 에코팬션으로 갔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여러 개 중에서 우정방이었는데 6인 기준으로 모든 살림이 다 마련되어 있었다. 아주 깨끗하고 모든 것이 잘 설비되어 있어서 부족함이 없었다. 조금 쉬다가 4시가 다 되어서 오후 일정을 시작하였다. 다음은 죽녹원으로 갔는데 죽녹원은 313.032평방의 대나무숲으로 이루어졌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4km, 8가지 주제의 산책로가 있으며 일상에 지쳐있는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청량감이 있었다. 대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대나무의 차가운 감촉이 청량감을 더해 주었다. 중간 쯤 오르니 스님이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해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기성 가수 못지않은 성량과 미성으로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고 있었다. 준환이가 천원을 보시하자 스님이 준환이를 보면서 인상이 좋고 똑똑하게 생겨서 평생 굶는 일은 없겠고 앞으로 훌륭한 CEO가 되겠다고 덕담을 해주었다. 준환이가 의기양양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그 다음부터 준환이를 CEO라고 불러주었다. 카페에서 대나무 아이스크림을 하나 씩 사서 먹고 12일 촬영을 했던 곳으로 갔다. 이승기 연못가에 앉아서 여유를 부리며 사진 촬영도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음은 관방제림으로 갔는데 죽녹원과 인접해 있었다. 관방제는 300년 이상된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곰의 말채나무 등 약 2km에 걸쳐 거대하고 아름다운 풍치림을 이루고 있었다. 저녁 해질 녘에 가서 석양에 비친 나무와 물과 다리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보름이어서 맑은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달빛도 한결 운치를 더해 주었다. 누군가의 정선스런 손길이 몇십년이 지난 후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작은 일이 후에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있었다. 저녁에는 숙소로 돌아와서 집에서 가져 온 명절 음식으로 식사를 하였다. 아이들도 맛있게 먹었고 캔 맥주도 서로 나누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정, 지원, 상진, 준영, 준환 모두가 어쩜 다들 기특하고 야무지고 대견한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630분에 눈이 뜨였다. 아이들이 다 자고 있어서 조용히 밖에 나가서 아침기도를 한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황토방 에코 팬션은 베롱나무가 마당에 가득히 심어져 있었고 아름다운 꽃들로 정원을 꾸미고 있어서 고객들의 마음을 잡아당겼다. 좌우의 길을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으며 농촌의 풍경을 맘에 가득 채웠다. 다시 숙소로 돌아왔는데 준환이가 일어나 있었다. 준환이를 데리고 다시 밖으로 나가서 개구리도 보고 닭과 오리, 청동오리, , 강아지 등을 보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데 모든 이야기가 통했고 곤충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무엇이든 말을 시키면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표현하였다. 어제 스님이 CEO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CEO가 되려면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일러 주었다. 준환이는 집안 식구들 중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되어 있다. 준환이는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이여서 내가 그냥 지나가도 준환이 눈에는 모든 것이 다 보이는 것처럼 이것저것 관찰력이 대단하였다. 잔디밭에서 개구리를 한 마리를 잡았는데 너무 좋아 손에 잡고 숙소까지 왔다. 연꽃과 대나무 숲, 베롱나무 원목 등을 보고 숙소로 왔다. 아침에도 명절 음식 남은 것으로 밥을 잔뜩 먹고는 숙소에서 나왔다. 오늘의 여행지는 메타세쿼이아 길이었는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다. 1년에 1m씩 자라는 나무인데 2002년 산림청과 유한킴벌리, 2006년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거대한 가로수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숲터널이 연인들의 마음을 한껏 끌어 올려 줄 것 같았다. 길가에 세워진 정자가 나그네에게 쉬고 가라고 손짓하였고 우리나라의 모든 정승들을 나무로 조각해 한 곳에 모아 놓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준영이는 알레르기 때문에 힘들어 했다. 특히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더 이상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을 수가 없었다. 일정을 변경하고 가마골 생태공원으로 갔다. 가는 길이 나무 숲길이어서 지루하지가 않았고 준영이를 위해 기도를 하며 갔다. 가마골은 담양군 용면소재 용추산을 중심으로 깊은 계곡과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특히 영산강 시원인 용수와 폭포, 구름다리가 절경을 이루었다. 용연에서 발에 물을 담그고 아이들과 물 속에 들어가서 걸어보기도 하며 한껏 자연을 즐겼다. 또 높이 솟아있는 구름다리에 올라 신선처럼 하늘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였다. 준영이 알러지가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곳에서 점심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서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그곳에서 헤어졌다. 참 현명한 선택이었다. 원정이는 남쪽으로 향해서 부산으로 가야했고 우린 북쪽으로 해서 안양으로 와야 했기 때문에 함께 점심을 먹는다면 서로 집으로 가는 시간이 연기가 되고 밤길에 운전을 해야 할 것 같아 그곳에서 헤어지기로 했는데 참 다행이었다. 우리는 정읍 IC를 거쳐 호남선과 경부선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내장산 길을 따라 나오는데 경치가 일급이었다. 내장산 저수지의 해맑음과 내장산의 풍광은 병풍처럼 아늑하고 절묘한 숲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정읍 IC를 지나 호남 고속도로 예산 휴게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는데 남천안까지 차량들이 많이 몰려 서행하였고 경부고속도로에서는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안양까지 쉽게 올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630분 쯤 되었다. 집에 와서 빨래하고 냉장고 정리를 잠시 한 후 편안하게 저녁을 맞았다.

원정가족과 처음으로 함께 했던 여행, 참 뜻 깊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사위, 손자들이 얼마나 살갑고 어여쁜지 마음이 흐뭇했다. 바오로와 함께 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그래도 주 성모님과 바오로가 이번 여행에 함께 동행하였고 좋은 날씨를 선물로 주었음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준영, 준환이가 건강하고 잘 커서 조상들에게 보람을 안겨주고 이 나라의 훌륭한 동량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