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 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1코린 10,13)
누구에게나 인생을 항해 하다보면 크고 작은 풍랑을 만나게 된다. 인생의 일기예보를 예측할 수 있다면 미리 대비할 수도 있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한 때에 돌풍을 만나게 되면 당황하고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나의 인생에서 만난 첫 번째 풍랑은 부모님의 이혼이다. 여섯 살 어린 내가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었지만 어느 날 집을 나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고 세 살 난 동생과 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나를 한없이 슬프게 하였다. 어른들은 내가 밤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세월이 흘러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 상처는 깨끗하게 치유 되었다. 두 번째 만난 풍랑은 시동생의 죽음이다. 아들처럼 여기며 가난하고 궁핍한 시절을 함께 살았다. 시동생은 형과 형수를 부모님처럼 여겼고 우린 시동생을 아들처럼 여기며 서로 의지하였다. 이렇게 지내던 어느 날 외국으로 출장 나갔던 시동생이 사고사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그의 꿈을 펼치기도 전에 너무나 젊은 나이에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갑자기 몰아친 돌풍은 온가족을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 넣었다. 걷잡을 수 없었던 큰 슬픔도 시간이 흐르면서 상처가 거의 아물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또 무슨 날벼락인가? 거센 돌풍이 불어와 우리 가정의 주춧돌을 뒤흔들고 있다. 주님께서 어찌하여 이토록 큰 시련을 주셨는가?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며 하느님의 뜻을 지향하며 살고 있는데 이 무슨 변이란 말인가? 너무나 큰 충격에 할 말을 잃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절망감이 영과 혼과 몸을 흔들어버렸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날마다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탄식과 눈물 사이를 넘나들며 방황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느님의 말씀이 내 영혼에 한 줄기 빗살처럼 내려왔다.
“사랑하는 딸아! 시련의 불길이 네게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너를 시험하려는 것이니 무슨 큰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라. 너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니 오히려 기뻐하여라. 너는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실 때에 기뻐 뛰며 즐거워하게 될 것이다. 너의 온갖 걱정 근심을 송두리째 하느님께 맡겨라.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너를 돌보고 계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어라. 너희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닌다.” 성실하신 하느님께서 늘 돌보고 계시다는 말씀에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무너졌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시작하였다. 결과를 미리 예측하지 말고 하루하루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자.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사랑을 나누고 대화를 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가자. 살아있든 세상을 떠나 주님께 가든 모든 것은 주님의 뜻 안에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자비를 의탁하며 모든 걱정 근심을 송두리째 맡기고 희망 가운데 기도할 뿐이다. 이번 고통과 풍랑이 지나고 난 다음에는 찬란한 태양이 솟아오르고 우리의 영과 혼과 몸이 정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희망은 마음 깊은 곳에서 무한 에너지를 끌어 올리고 있다. 하느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 희망, 사랑이 우리 가족 모두를 하나가 되게 할 것을 믿으며 하느님의 자비에 모든 것을 의탁하고 있다. 하느님 찬미 영광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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