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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기행과 클레식 음악

기도하는 어머니 2011. 10. 8. 15:24

오늘은 10월 둘째 토요일이다.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집에서 편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침 나절 볼 일을 잠깐 보고 남편은 지인 결혼식에 갔다.

혼자 이불빨래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컴퓨터에서 좋아하는 고전 음악을 듣기로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메타나의 몰다우, 비발디의 4계 중 봄, 가을, 하이든의 천지창조, 베토벤의 월광, 운명 등을 들으면서 이불빨래도 하고 시간이 되어서 읽고 있었던 공지영의 수도원기행도 읽는다. 수도원기행과 고전음악 너무나 코드가 잘 맞고 있다. 2001년 공지영 작가는 파리의 아르장탕 수도원에서 시작하여 독일의 림브르크 수도원에 이르는 여행을 하면서 수도원의 특징과 수도자들이 수행하는 모습, 기도하는 모습, 자신을 안내하거나 도움을 준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등을 20여일간의 일정을 통해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여행을 처음 떠날 때의  작가와 여행을 마친 후의 작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다. 20일 동안 이처럼 많은 생각과 마음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여행이 주는 별미가 아닐까? 나도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여행을 하고 싶다.  이 모든 순간을 위해 하느님은 자신을 창조하셨고 오래 기다리셨고 지금까지 함께 동행하고 있음을 진실되이 고백하고 있다. 일종의 신앙 고백록이라고 할까? 나도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신앙의 여정을 함께 점검하였다. 처음 나를 선택해 주신 것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으로 살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아버지의 자비로움과 성모님의 자애로움에 감사하게 되었다. 이 세상은 참으로 살만한 곳이다. 위대한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음률로 이 세상의 모든 창조물들을 찬미하고 있다. 하느님은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과 산과 호수와 강과 구름과 안개와 바람과 꽃과 나무와 물고기와 새들 손수 만드셨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느끼고 하느님과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하느님은 사람을 즉 나를 만드신 것이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나를 위해 만드셨는가? .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감동하고 눈물흘리고 감격할 수 있는 감정을 주신 것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추리하고 상상하고 종합할 수 있는 지성을 주신 것, 냉정하고 냉철하고 사고하고 이치를 판별할 수 있는 이성을 주신 것 등 사랑을 나눌 가족을 주시고 이웃을 주시고 어울려 살아 가는데 필요한 온갖 것들을 채워주시는 그 분의 놀라운 섭리에 감사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고 용기가 되어주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이 세상에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이다. 오늘은 오직 하느님과 나, 행복과 평화, 기쁨과 자유만 생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