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성지순례

수리산 성지(23)

기도하는 어머니 2015. 12. 10. 00:08

수리산 성지 (23)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 9동 1151-6 T 031-449-2842)

2015년 12월 9일 대림 제2주간 수요일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부터 교황님이 선포하신 특별 ‘자비의 대희년’의 문이 열렸다. 어제는 봉사자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새로운 회장단을 선출하고 서로의 마니또에게 선물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대희년을 맞이하여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를 완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오늘은 안양에 있는 수리산 성지를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 성무일도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한 후 9시 40분경에 집에서 출발하여 10시에 수리산 성지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 고택에 이르렀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마치고 고택 성당을 둘러보았다. 주님께 성지 순례를 시작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며, 자비의 대희년 기간 동안 한국의 천주교 성지를 다 돌아볼 수 있는 은총을 주시라고 간청하였다. 미사는 순례자 성당에서 거행되었다. 오늘은 연옥 영혼들을 위한 미사를 드리는 날이었다. 김봉주 바오로와 이정숙 마리아의 조상들을 위한 연미사를 올렸다. 성지 전담 이헌수 요셉 신부님께서는 말씀의 전례를 통하여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수 있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 29-30) 주인의 손에 이끌려가는 소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다면 주인과 힘겨루기를 할 수밖에 없다. 주인과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주인의 뜻을 알고 주인이 이끄는 대로 걸어가야 편하고 자유롭다. 삶의 중심이 하느님이 있음을 알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를 바라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수리산은 최양업 신부의 부친인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신유박해 이후 많은 신앙 선조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 와 살았던 유서 깊은 교우촌이다. 본래 충청도 청양 다락골 사람이었던 최경환 성인은 장남 최양업이 신학생이 되어 마카오로 떠난 후 고발을 빙자한 협잡꾼들로 인해 가산을 탕진하고 유랑길을 나서 이곳저곳을 헤매다 이곳 수리산에 정착하게 된다. 수리산은 예로부터 담배를 재배해 왔다 해서 ‘담배골’ 또는 골짜기의 생김새가 병목처럼 잘록하게 좁다고 해서 ‘병목골’이라고도 불리었는데 박해 시대 때 외계와 단절된 천혜의 피난처 구실을 해 왔던 곳이다. 최경환 성인은 1837년 수리산에 들어와 담배를 재배하면서 박해를 피해 온 교우들을 모아 교우촌을 가꾸면서 열렬한 선교 활동을 펴던 중 1839년 기해박해 때 포졸들에게 붙잡혀 감옥에서 옥사했으며 그 후 부인 이성례 마리아도 치명했다. 옛 교우촌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수리산 성지도 아주 깊고 후미진 산골에 자리 잡고 있었으나 개발의 영향으로 안양역에서 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게 되었다.